見卵求鷄
見卵求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11.0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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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란구계: 계란을 보고 밤에 새벽을 묻는다
이는 ‘계란을 보고 밤에 새벽을 묻는다’는 말로 장자의 제물론편(齊物論篇)에 전하는 이야기 이다.

옛날 장오자(長悟子)와 구작자(瞿鵲子)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날 구작자가 장오자에게 “공구(孔丘)가 하는 말을 들으니 성인이란 속된 일에 쉽게 끼어들지 않고 이익을 구하지도 않고 말을 안 해도 말함이 있고 말을 해도 말함이 없으며, 속세를 떠나서 노닌다고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공구의 이 말이 제법 도의 본질이 가미된 것이라고 보는데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라고 물었다

이에 장오자가 답하기를 “이 말은 황제(黃帝: 중고대 三皇五帝)가 들어도 황당한 노릇인데 감이 공구 따위가 어찌 그것을 알겠는가. 그리고 자네 또한 너무 속단한 걸세. 마치 계란을 보고 새벽을 알리기를 바라는 것이나 탄환을 보고 구운 새를 찾는 것이나 다를 바 없네”라고 대답했다.

견란구계(見卵求鷄)는 여기서 유래된 것으로 ‘경솔한 판단으로 일을 서둘러 오히려 일을 그르치는 것’을 경계해 이르는 말이다. 속담에 ‘떡줄 사람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김칫국부터 먼저 마신다’는 말과도 같은 의미의 말이기도 하다.

우리도 장차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의 첫 발을 딛기 위해 인공위성 발사를 시도 한 바 있다. 두 차례의 실패와 한차례의 연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에게 아쉬움과 실망을 남기게 됐다. 그러나 그 실망이란 실패에 대한 실망이라기보다 기대에 대한 실망이라 해야 옳은 말일 것이다. 아직 띄우지도 않고 발사체에 장착된 위성을 두고 우리가 마치 우주 강국이라도 된 것처럼 견란구계(見卵求鷄)하고 있었으니 실망이 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세상일이란 단 한번으로 거둔 성공 보다 많은 실패와 좌절 끝에 얻어지는 성공이라야 보다 큰 성공을 가질 수 있는 것처럼 이번 일에도 이 몇 번의 실패를 거울삼아 더 완벽한 기술을 가질 수 있다고 보면 그리 실망할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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