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걸려 태평양 건너왔더니
입항 1시간전 하역 불가통지
한달걸려 태평양 건너왔더니
입항 1시간전 하역 불가통지
  • 강은정 기자
  • 승인 2012.09.24 2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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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서 펄프 싣고온 2만5천t급 배
울산항 운영혼선으로 되돌아갈 판
▲ 한진부두에 접안해 하역 후 태영부두 보세창고로 이송 될 예정이었던 펄프 1만1천t을 싣은 칠레 아라우코사의 2만5천t급 스타카펠라호가 지난 20일부터 현재까지 하역 작업을 하지 못하고 울산항 외항에 체선 중이다. 김미선 기자
한달간 걸려 태평양을 건너온 화물선이 울산항에 짐을 부리지 못하고 되돌아 갈 형편에 놓였다. 그것도 입항예정 1시간 전 통지를 받은 뒤였다.

24일 남미 칠레에서 종이 원료인 펄프 1만1천t을 싣고 태평양을 건너온 2만5천t급 스타카펠라호는 울산항 외항에서 5일째 머물며 화물을 부리지 못하고 있다. 막대한 체선비용을 물어가며 울산항 묘박지에 묶여있다. 화물을 빨리 부리고 돌아가야 한다는 선장의 하소연도 먹히지 않고있다.

항만사업자들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4시께 울산항에 들어온 이 배는 한진부두(울산신항 8번선석)에서 하역작업을 한 뒤 화물을 태영부두 보세창고로 옮길 예정이었다.

그러나 항만청은 이 화물을 보세창고로 옮길 수 없다는 입장을 부두접안 1시간 앞두고 통보해왔다고 선박대리점측은 말했다. 화물의 주인이 태영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다.

하역불가 통보는 순전히 우리나라측 항만운영 방침의 변경 때문에 생겨난 것으로, 외국선사(칠레 아라우코사)에 예상못한 타격을 준 꼴이다.

이 선사는 울산항 운영에 대해 극도의 불신을 표시하며 화물을 싣고 칠레로 돌아갈 의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만물류 관계자는 “수억대의 손실을 입은 선사쪽에서 가만 있지 않을 것이며 각종 국제소송에 휘말릴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항만운영이 가지런하지 못함에 따라 울산항 국제신뢰도가 바닥에 가라앉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최근 울산항에는 부두운영과 관련 수십년된 관행을 무시하고 새로운 방침을 적용하면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또 이 방침은 최근 항만청과 항운노조 그리고 민자부두 사이에 일어난 알력으로 표면화됐다.

선박 대리점인 포스텍은 “한달 전 칠레에서 스타카펠라호가 출발했을 때 항만청에서 울산항에 작업을 하지 못한다고 알려줬더라면 이런 문제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부산항이나 군산항으로 옮기더라도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오도가도 못하고 울산항 외항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항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울산항으로 들어오려는 배는 없을 것”이라며 “울산항의 대외 이미지 추락은 물론 해외자본투자 등을 받기도 어렵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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