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월산 도치등 백악기 나무화석
간월산 도치등 백악기 나무화석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9.0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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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군 상북면 이천리 영남알프스의 한 가지를 이루는 간월산(肝月山 1천159m)으로 오르는 임도는 산림청 소속이고 간월산 전체는 울주군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백악기에 살았던 나무가 화석이 된 규화목(硅化木)이 간월산 정상 부근 도치등 암반 한 편에 자리하고 있다. 지름이 약 30~32cm, 70~72cm의 작고 큰 나무화석 2개가 있는 이곳은 화산활동보다 더 이전에 이루어진 퇴적암들이 산을 이루고 있다. 나무둥치가 작은 것은 그나마 지름 전체를 확인할 수 있을 만치 온전하나, 70~72cm의 큰 둥치는 인위적으로 훼손돼 지름의 크기를 정확히 측정할 수 없을 정도다.

간월산 주변의 암질은 화산재로 이루어진 응회암과 모래알갱이로 구성된 사암이 뒤섞여 나타난다.

도치등에서 마주하는 신불산 역시 화산활동 시기에 만들어진 산으로 화산암으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화산이 폭발하고 화산재가 산을 이루고 그 화산재가 굳어서 만들어진 단단한 화산암(응회암)은 풍화에 견뎌 산의 골격을 구성한다. 그리고 주변의 화산이 폭발한 시기의 특성에 의해 지형이 형성되고 그 지형에 의해 주변 산의 경관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필자는 몇 년 전부터 울산지역의 지질시대 중 공룡시대인 백악기에 남겨진 흔적을 정리하면서, 간월산에 가서 나무화석을 촬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전에 국립문화재연구소 천연기념물센터 팀장으로부터 울산지역의 공룡에 대한 필자의 기사를 보고 전화를 했고, 만나서 대화하는 과정에서 울산의 규화목이야기를 전한 것이 계기가 되어 팀원을 안내하면서 간월산으로 올라가 함께 규화목을 보았다.

간월산 정상의 백악기 규화목 화석은 울산지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은 자연사 유적이다. 그동안 우리 나라에서 발견된 규화목 중 신생대의 것은 많이 발견되었으며 이번 조사단체인 국립문화재연구소 천연기념물센터 전시관에도 전시 보관되고 있다고 하지만, 중생대 규화목은 경남 지역에 이어서 간월산의 규화목이 우리나라에서 2번째로 발견된 지역이기에 학술적으로 매우 귀중한 것이라고 한다.

천연기념물센터 공달룡 박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팀에서 실시하고 있는 주제는 ‘울산 지질의 다양성’이며, 조사팀으로 모두 4명이 참여하여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작업을 한 다음 12월에 보고서를 낼 계획인데, 거의 울산에 살다시피 하면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팀원은 일주일 단위로 2~3일은 울산에서 활동하고 다시 대전 천연기념물센터로 출근하는 생활을 11월까지 진행할 계획아래 이미 9월에 접어들었다. 며칠 전에는 비가 온 뒤라서 절벽을 타다가 팀원 2명이 미끄러지는 등의 위험을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필자는 그동안 울산의 공룡시대의 흔적을 찾아보면서 공룡발자국화석지는 전 지역에 흩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자료가 매우 부족했음을 느꼈는데, 천연기념물센터에서 백악기 울산지역의 지질과 공룡흔적 조사를 하고 있으니 그저 반가울 뿐이며, 해설사로서 이 작업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료제공과 아울러 최선을 다해 현장 안내를 하고 있다.

간월산을 내려와서 범서 천상리 큰골 안내문에 기록된 문바위 작은폭포 공룡발자국화석지가 확실한가를 알아보기 위해 다시 현장을 찾았다. 물결무늬흔적은 확인되었으나 공룡발자국화석은 인정하기가 곤란하다고 한다. 공룡 발자국 화석이라 할 경우에는 걸어가는 발자국이 남아 있거나 눌린 흔적이 남아 있을 경우에 인정되며 덧붙여 확실한 흔적일 경우에 한하여 인정하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규화목(硅化木·silificated wood)이란 땅 속에 묻힌 나무의 줄기가 특정한 환경에서썩지않고 나무의 주성분인 섬유질(cellulose)이 빠져나오고, 물에 녹은 이산화규소(Silica, SiO₂)가 거기에 들어간뒤 높은 압력과 열에 의해 재목 전체가 단백석(蛋白石)으로 변화하여 형성된 나무 암석이다.

규화목은 땅 위에선 만들어 지지 않는다. 지표에서 마그마를 만나는 나무는 불에 탐으로서 화석이 될 수 없으며, 땅 밑에서 만들어진 규화목은 산이 융기되어 올라올 때 자리 잡은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규화목에선 목재의 나이테를 비롯하여 세포막과 같은 미세한 구조가 잘 보존되어 있어 발견된 화석에 남겨진 광물과 식물 그리고 현생 생물과의 계통적 위치, 규화목이 살았을 당시에 추위가 몇 번 왔고, 더위가 몇 번 지나갔으며, 그리고 활엽수인지, 침엽수인지를 밝힐 수 있는 자료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타임머신이라 하겠다.

간월산 도치등의 규화목은 울산 자연사를 알려 줄 보물 중의 보물로서 보존관리 방법에 정성을 다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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