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타이에는 징기스칸 무덤찾기가 화제
알타이에는 징기스칸 무덤찾기가 화제
  • 김한태 기자
  • 승인 2012.08.13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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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태 편집국장의 암각화 본산 몽골 알타이산맥 답사기
나는 대곡천암각화 위상 확인 몰두
일본 연구태도는 부러운 측면 있어
자원외교는 인적 네트워크가 필수
몽골서북지역 각국 학자 몰려들어
▲ 몽골 서북지역 알타이산맥 깊숙한 곳에 흐르는 차강골(하얀 강이란 뜻). 해발 3천m 지점 강 양쪽의 산에 눈이 내려 탐사여행이 험준할 것임을 보여준다.

본보 김한태 편집국장의 몽골 알타이 탐방기를 몇차례 연재한다. 김 국장은 7월 30일부터 8월 10일까지 세계적 암각화를 자랑하는 몽골의 서북 산악지대를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답사했다. 목적은 ‘대곡리 암각화가 왜 세계적인가’ 그리고 ‘우리는 알타이 북방족과 무슨 관계인가’를 비교검토하는 것이었다.

울산 달리의 학술조사는 결국 식민통치를 더욱 효율적으로 하기위한 수단이었다.

몽골의 알타이 산맥을 탐사하면서 일본의 주도면밀한 자료수집과 분석태도를 새삼 깨달았다.

일본 동경제국대학팀이 울산 출신 유학생 강정택의 고향에서 기생충 감염실태와 농기구 숫자까지 세면서 조사한 것은, 학술과 군국통치 목적이 교묘히 결합된 것이었다.

올 여름 몽골 알타이 산맥에는 여러 나라 연구자들이 이 산맥이 품고있는 가치를 읽어내기 위해 찾아들었다. 어떤 일본 학자는 수년간 이 산맥에 칩거하면서 뭔가를 조사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렸다.

지난달 31일 몽골의 서부지역 울기 아이막의 작은 호텔. 아이막은 우리로 치면 도(道)단위 행정단위다. 알타이산맥을 끼고 있고 인근에는 러시아·중국·카자흐스탄과 접경을 이루는 행정중심지다.

호텔 식당에는 여러 사람이 있었다. 이름이 ‘투명한 금강석’이란 뜻의 체르빈도르지 몽골고고학연구소장(64), ‘평화와 풍요’의 툭신투그스(37) 몽골어문연구소장, ‘황금도끼’의 알탄수흐(24) 연구원을 비롯 암각화연구자 장석호 박사,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직원과 서양인 등이었다.

▲ 지난달 31일 몽골의 서북지역 울기아이막의 작은 호텔식당에서 한국·몽골 지역 학자들이 답사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우즈베키스탄에서 7년간 머물며 공부한 인류문화학자 장준희 박사(47)의 얘기가 솔깃했다.

그에 따르면 일본학자들은 몽골에서 우물을 파 준다며 온갖 측정장비를 들여와 몽골 곳곳을 탐사했는데 우물 뿐 아니라 지하자원과 징기스칸의 무덤을 찾는다는 것이었다.

자원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정탐이 이뤄진 것이다. 게다가 징기스칸 무덤이 발견되면 세기적 센세이션을 일으킨다.

징기스칸은 2000년 밀레니엄때 지난 1천년간 세계를 움직인 가장 큰 인물로 인정됐다. 그런 그의 무덤을 찾는 것은 모든 고고학계의 열망이다. 그러나 몽고 정부는 이 일을 함부로 허락하지 않고있다.

이날 호텔의 식탁에는 양고기와 39도짜리 ‘징기스칸 보드카’가 올랐다. 이곳 일대는 해발 1천500m. 해발 50m에 사는 울산도심은 열대야에 시달린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이곳의 밤공기는 추웠다.

담소내용은 일본의 연구태도와 국제적인 인맥관리의 중요성에 모아졌다.

일본인들은 19세기부터 만주나 블라디보스톡의 인문지리를 면밀히 조사했다. 한반도는 당연했다.

이제는 산업체가 타국에 진출할때는 기술자나 영업전문가 뿐 아니라 인류문화학 출신자가 동반하는 것이 필수라고 했다. 그 나라 백성의 민속과 정신을 모르면 어떤 프로젝트도 추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인맥심기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그러면서 한 사례가 담소에 올랐다.

얼마전 중동의 요르단이 행정전산망 즉, 전자정부를 구축하는 협력국가로 중국을 선정했다. 2천만달러 짜리 용역이었다. IT강국 한국도 심사대상에 올랐다. 한국에 와서 실사까지 했으나 탈락됐다. 주된 이유는 요르단의 정보통신 담당 핵심인사가 중국통이었다. 그는 중국에서 공부한 학자출신이었던 것이다.

몽골의 밤이 깊어갔다. 내일부터 암각화의 본산 알타이에 들어간다. 탐사 목적은 반구대암각화가 왜 세계적이냐는 것을 밝히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이 흉노(匈奴)라 불렀던 사막 너머 종족이 동쪽 오랑케 즉, 동이(東夷)라 폄하됐던 우리와 왜 친척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멀고 험한 여정이 걱정돼 자리에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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