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화는 우리 민족문화의 자존심”
“목판화는 우리 민족문화의 자존심”
  • 이상문 기자
  • 승인 2012.07.2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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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일 前 홍익대 판화과 교수 인터뷰
지난 6월 울산에서 열린 국제목판화페스티벌은 ‘우리 민족의 문화적 우수성을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희망적 평가를 내린 이가 있다. 17일부터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목석으로 찍은 우리의 옛 그림’전을 열고 있는 이승일(66) 전 홍익대 판화과 교수의 주장이다.

이 교수는 “신라시대부터 세계 최초의 목판 활자를 사용했고 고려시대에는 호국이라는 국민 염원을 결집하기 위해 대장경을 새겼다”며 “조선 건국 후에는 백성들을 다스리기 위해 삼강오륜을 나무에 새겨 찍어내 백성들 삶의 저변에 도덕적 개념을 깔고 선도하려 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목판화는 우리 민족의 가장 우수한 문화유산 중 하나라는 것이다. 이 교수가 가나아트센터에서 열고 있는 이번 전시는 이 교수의 선친인 한국 판화 1세대 작가 고 이항성 화백과 이 교수가 2대에 걸쳐 모아온 조선시대 목판화와 일제 강점기 석판화 등 20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이 교수는 “선친께서 젊은 시절 미술교육사업과 미술 관련 출판업을 하시면서 모은 판화와 선친이 본격적인 미술수업을 하시기 위해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시고 재불화가로 활동하실 때 본인이 모은 판화 2천여점 중 대중에게 일부 공개하게 됐다”며 “개인이 2천여점의 판화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유례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보통 사람의 장롱이나 다락에 방치된 수벽편의 민화들 가운데 판화를 가려낼 안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의 작품을 모을 수 있었다”며 “사람들은 우리의 목판화를 민화들 가운데 작품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괄시한 편이었지만 우리 민족의 목판화는 보석같은 존재”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독일 민족은 동판화를 즐겨했고 이탈리아 민족은 대리석에 석판화를 새기기 좋아했다. 그리고 우리 민족은 목판화를 선호했다. 이것은 모두 그 나라의 민족성과 연관이 있다. 우리는 나무를 좋아하는 목(木)문화권 속에 살았고 우리 민족의 핏속에 그 정서가 이어져 왔으므로 목판화를 보면 따뜻하고 친근한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중학생 때부터 선친의 목판화 작업을 옆에서 지켜보며 새기고 찍는 작업을 도왔으므로 목판화는 내 인생의 운명이었다”며 “울산국제목판화페스티벌로 우리 조상들의 문화적 자존심을 널리 알리는데 젊은 작가들이 적극 동참하고 주변에서 적극적인 관심과 도움을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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