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요양원 비용비교 무의미 질 높은 서비스로 공생 모색을
병원·요양원 비용비교 무의미 질 높은 서비스로 공생 모색을
  • 김지혁 기자
  • 승인 2008.05.1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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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요양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노인성 질환자 중 장기요양보험을 신청한 환자들의 경우 이 보험제도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본인부담금 20%만 내면 기초생활수급대상자가 아니더라도 요양원에 입소할 수 있다는 점을 확대해석하는 경우다.

요양 등급 중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와병상태의 환자가 받게 될 1등급일 경우 한 달 요양원 이용료는 120만원을 조금 밑도는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따라서 1등급 환자의 경우 본인부담금은 24만원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등급의 환자가 요양병원에서 장기 치료를 받게 되면 월 본인 부담금이 대략 50∼60만원이 소요되고 있는 점과 비교할 때 저렴한 수준이다.

하지만 여기에 간과된 점이 있다. 식대와 간식비, 생필품 구입에 따른 비용은 비 급여로 본인부담금에 추가되기 때문이다.

계산해 보면 1등급으로 장기요양보험의 혜택을 받아 요양원에 입소하더라도 월 4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게 된다. 사실상 요양병원과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따라서 요양병원과 요양원을 비용 발생의 관점에서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7월 장기요양 보험 시행을 앞두고 신청자 접수가 진행되면서 요양병원 환자가 대거 요양원으로 옮겨갈 조짐이 보이자 병원 측은 진료와 치료의 전문성을 들어 요양원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울산시 중구 성안노인요양보험 고00 이사는 “의료 행위의 주체로 요양병원은 노인성 질환의 치료가 목적이기 때문에 요양원과는 별개”라며 “전문의와 간호사가 24시간 상주하고 있어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노인성 질환자의 경우 반드시 요양병원에 입원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요양병원과 요양원의 전문적 차별성에 대한 의견은 요양원 직원들도 크게 공감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문제는 최근 3년 사이 울산지역에 앞 다퉈 문을 연 요양병원들이 노인성 질환자에 대해 전문적인 치료 행위를 할 만한 의료 서비스를 확보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울산지역 25개 요양병원 중 의료인력 수준에 따른 평가제에서 1등급을 받은 곳은 7곳에 불과하고 나머지 18개 병원은 기본적인 수준인 2등급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신고현황에 따른 수치일 뿐 실제로 7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사조사를 벌인 결과 간호사 보유 현황 등에 허위 신고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요양병원 간 치열한 자율경쟁 분위기 속에서 수준 높은 의료 수준을 갖춰 요양원과도 확실한 차별성에 우위를 점해야 지역 내 난립된 요양병원이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됐다.

19개 요양원도 마찬가지. 장기요양보험제도의 시행이라는 새로운 호재의 지원을 받게 됐지만 현재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환자 확보율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요양 서비스를 도입, 환자들의 기호를 충분히 충족시켜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울산시립노인요양원 고금주 사회복지사는 “장기 요양 환자에게 정서적인 부분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다양한 간호서비스의 확보가 시급하다”며 “환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현실에서 요양원들도 이제 비영리 복지법인의 테두리를 과감히 탈피하고 경쟁 속으로 뛰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김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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