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황조롱이 가족 ‘화제’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가족 ‘화제’
  • 김기열 기자
  • 승인 2008.05.14 2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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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아파트 베란다에 보금자리 마련 3마리 새끼 부화
▲ 남구 무거동 한 고층아파트 베란다에 둥지를 튼 천연기념물 제323-8호 황조롱이가 새끼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지난 3월 말 둥지를 튼 황조롱이 부부는 여섯개의 알을 낳아 세마리의 새끼를 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 김미선기자
울산시내 한 고층아파트 베란다에 천연기념물 제323-8호인 ‘황조롱이’가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14일 울산시 남구 무거동 웰츠아파트 25층 시조시인 심석정씨(48) 집 베란다에는 알에서 깬지 10일정도 된 새끼 3마리를 포함해 5마리나 되는 황조롱이가족의 보금자리가 마련돼 있다.

지난 3월말께부터 이곳에 둥지를 짓기 시작한 어미 황조롱이는 모두 여섯 개의 알을 낳았으나 이중 3개만이 지난 4일 부화한 뒤 부모의 극진한 보호속에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알에서 깬지 10일이 지나 흰털이 보송보송한 새끼들은 수컷 황조롱이가 잡아온 먹이를 어미가 잘게 뜯자마자 게 눈 감추듯이 먹어치우는 왕성한 식욕을 보이고 있다.

집주인 심씨는 “어미 새의 새끼사랑이 눈물겹기까지 해요. 알을 하나씩 낳을 때마다 힘이 부칠 텐데 알을 보호하기 위해 접근을 경계하는 눈빛을 보며 감동을 받기도 했다”며 당시 장면을 떠올렸다.

‘새박사’로 알려진 윤무부 박사는 “황조롱이는 둥지 틀 곳을 한 달 전부터 탐색한 뒤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확신이 서야만 둥지를 튼다. 아마 집안이 화목하고 아늑하기 때문에 결정했을 것”이라면서 “울산의 도심 아파트에 황조롱이가 둥지를 틀 수 있었던 것은 울산의 환경이 좋다는 뜻이다”고 말했다.

황조롱이는 일명 ‘바람개비 매’라고 알려진 우리나라의 텃새로 주로 공중을 날면서 정지를 했다가 쥐들이 움직이는 동태를 파악해서 급습해서 잡아먹으며, 4월 하순에서 7월 초순에 걸쳐 4∼6개의 알을 낳는다. 알을 품는 기간은 27∼29일이며 27∼30일이 지나면 독립시킨다. / 김기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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