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사경찰 열정, 다문화사회 선도한다(3)
외사경찰 열정, 다문화사회 선도한다(3)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6.1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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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봉사로 소속·동질감 느껴

결혼이민자들은 자신들이 정부와 각종 단체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으며, 자신들이 각종 혜택을 받은 만큼 자신들도 한국사회에 봉사를 하고 싶어 하지만 사실상 이들이 사회봉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하여 마음 속으로만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실질적으로 외국인 범죄예방을 위한 봉사활동을 시작하자 자국인들이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자국의 이미지가 훼손된다는 생각으로 매우 적극적으로 범죄예방활동에 임하고 있다.

특히 2010년 추석 무렵에 장애인 시설을 방문한 외국인치안봉사단 소속 결혼이민자들은 자심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들을 보면서 자신들도 한국 사회에서 충분히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혼이민자들이 사회봉사 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 사회에서 이방인이 아니고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동질감 내지는 소속감을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2008년 1월경 결혼이민자 30명과 경찰관 20명이 함께 태안 기름유출 현장을 방문하여 기름제거 활동을 펼친바 있다. 그 때 결혼이민자들이 기름으로 범벅된 해안가를 바라보면서 우리 국민들과 똑같이 가슴 아파하고 안타까워하면서 몇 시간 동안 기름을 닦아내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뭉클해졌다. 역시 우리 땅에서 자녀를 낳고 키우면서 살아가는 결혼이민자들도 우리의 국민이고 이웃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다문화자녀 ‘어린이경찰대’ 창단

2000년대 초반에 결혼이민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만큼 그들의 자녀들이 취학 연령에 도달함으로써 향후 왕따, 집단따돌림 등으로 인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비행과 탈선을 일삼아 사회적문제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2011년 3월 26일 초등학교 재학중인 다문화 가정 자녀 20명으로 구성된 ‘어린이경찰대’를 창단하여 경찰서, CCTV관제센터, 경찰교육원을 견학하고, 아동범죄 예방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어린경찰대원들은 경찰 활동에 대해 깊은 과심을 보이고 있으며 학교 생활둥에 어려운 점이 있으면 수시로 전화해 자문을 구하는 등 경찰과의 친분을 통해 학교 생활에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다문화가정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유지하지 못할 것을 염려했느나 경찰관의 도움으로 자녀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다며 만족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셩찰관이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외국인 치안정책개발은 경찰 의무

처음으로 외사업무를 맡았을 때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결혼이민자들과 경찰 활동을 연계할 수 있는 매개체가 없었다는 것이였다. 그 매개체를 찾기 위해서 고심하던 중에 찾아낸 것이 운전면허교실이었으며, 운전면허교실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얻고나자 모든 것이 수월하게 해결되었다. 운전면허교실에 참여한 외국인들을 통해 첩보수집 활동도 할 수 있었고, 외사사범 수사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가 새롭게 시도한 다문화 치안활동이 외국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음에 따라 지금은 경찰의 업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도와주는 등 우호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이것 또한 엄청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경찰과 결혼이민자가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 것이다.

6년 동안 외사업무를 맡아 오면서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내가 처음으로 개발한 운전면허교실 프로그램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많은 외국인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혼이민자들에게 단순히 운전면허증을 손에 쥐어 주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운전면허증을 통해 자신들의 꿈을 이뤄가고 있으며, 운전면허증으로 인해 자신들의 삶의 모습이 바뀌었음을 실감한다.

2011년 6월말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국내 체류 외국인은 139만명으로 그 중에서 근로자는 59만명, 결혼이민자는 14만명, 유학생이 9만명이다. 외국인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저마다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는 것은 공공부문의 책무이며 공공부문의 한 축을 담당하는 우리 경찰도 실효성 있는 외국인 치안정책을 더 많이 개발해 다문화사회 정착에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 <끝>

<이길수 충남 아산署 정보보안과 외사계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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