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화로 만든 비행기에 우리가족 모두 태울래요”
“목판화로 만든 비행기에 우리가족 모두 태울래요”
  • 구미현 기자
  • 승인 2012.06.12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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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나 작가 ‘바람의 위안’ 관객 참여 이색작품 눈길
▲ 울산국제목판화 페스티벌에서 이색적인 목판화를 선보인 이하나씨의 ‘바람의 위안’작품 앞에서 어린이들이 자신의 소망을 담은 비행기를 벽면에 장식하고 있다.
12일까지 열린 울산국제목판화페스티벌 전시장에는 어린이 관람객과 부모가 유난히 오랫동안 발길을 붙잡는 작품이 있었다.

이 작품은 다른 작품들처럼 액자 속에 갇혀있지 않았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해 매일매일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목판화가 이하나씨의 ‘바람의 위안’이 바로 그 작품. 이 작품의 벽면에는 수십장의 비행기가 붙어 있고, 작품 옆에는 ‘비행기 태우고 싶은 대상을 그려주세요’라고 쓰여져 있었다.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비행기에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써서 자신의 소망을 비행기에 실어 보냈다.

특히 주말에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대거 이 작품 앞으로 몰려 준비해 놓은 비행기가 동이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그 정도로 관람객들에게 단연 인기였다.

이 작품은 판화의 복수성을 살려 목판으로 비행기 모양을 여러장 종이에 찍어내 관객들이 직접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써 벽면에 붙이는 관객참여형 작업이다. 이씨가 최근 몰두하고 있는 바람 주제 작품의 한 가닥이다.

비행기는 단색으로 머물지 않고 노란색, 청록색, 흰색 등 다양했고, 관객이 비행기에 태운 대상도 가지각색이었다.

‘멋진아빠 박찬성, 예쁜엄마 여지영, 똑똑한 아들 박선린, 귀염둥이 딸 박선유’, ‘우리 가족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 수 있도록 날아가자’, ‘엄마, 아빠 내가 돈 많이 벌어서 꼭 비행기 태워줄께’ 등 가족을 비행기에 태운 관객에서부터 ‘세월의 속도가 비행기 속도와 같구나’처럼 자신의 인생에 대해 쓴 중장년의 글도 눈에 띄었다.

이하나씨는 “이번 전시를 통해 목판화가 생소하지 않은 장르임을 알려 주고 싶었다”며 “관객들이 함께 참여하는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어 목판화의 또 다른 모습이 보여졌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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