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댐 밀개 아래의 공룡발자국화석
사연댐 밀개 아래의 공룡발자국화석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6.1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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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답사한 범서읍 곡연리 사연댐 밀개 아래 퇴적암 지대에서 공룡발자국화석 7개를 보았다. 이곳의 발자국은 천전리공룡화석지를 포함하여 대곡천 경승지로 불리는 구곡(九曲) 일대에서 만날 수 있는 조각류였다.

밀개지역은 답사 예정 지역 중 우선순위에 밀려 아니, 그동안의 경험에 따르면 그곳은 필경 공룡발자국화석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지역이었기에 오히려 순위가 밀렸었다.

울산에서 그동안 찾아 본 공룡발자국화석지는 약 10여 곳이다. 이들 지역은 공룡시대의 흔적인 발자국과 물결무늬화석을 볼수 있다. 이 화석을 만나는 것은 1억년의 시간여행이다.

이미 알려진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공룡발자국화석지에는 수백개의 발자국화석이 너럭바위에 지그재그 모양으로 펼쳐져 있다. 이곳에선 식물과 풀 등을 뜯어 먹고 살았던 용각류와 동물들을 잡아먹었던 수각류 공룡 발자국 화석이 함께 발견되고 있다.

삼지창모양의 발가락을 가지고 육식을 하는 수각류의 발자국이 초식을 하는 용각류 보다 개체수가 적은 것은 생태계의 안정을 위한 먹이사슬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당연한 현상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아프리카의 초원에 사는 야생동물 가운데 말이나 사슴 들은 떼를 지어 살고 있는데 반해 맹수인 사자나 하이에나 등의 개체수가 훨씬 적은 것과 같은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천전리공룡발자국화석 중에 마치 엉덩방아를 찍은 듯한 움푹 파인 발자국화석은 몸무게가 70t, 몸길이 30m, 키 9m 정도의 엄청난 크기의 용각류 공룡이 남긴 발자국화석이라고 한다. 천전리 계곡 너럭바위의 수많은 물결무늬화석은 천전리 동네 아주머니들의 전용빨래판이었다.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암각화를 내려 다 보고 있는 언덕 이름이 용마등이고, 그 아래 지역인 태기리의 옹태마을의 끝자락에 서 있는 암벽을 용말바위라 한다. 며칠 전에 말안장처럼 생긴 그 용말바위를 보았다. 바위에서 말이 뛰어 내릴 때 생긴 말발자국이 찍힌 화석은 댐 물속에 들어가서 볼 수 없어 매우 아쉽기도 했다. 전설 속에 등장하는 그 말발자국은 공룡발자국화석일 것이라 짐작된다. 옛 사람들은 야릇하게 생긴 그 자국을 보고 하늘과 땅을 지배하는 용이 마을에 와서 남긴 발자국이라 믿고 싶었을 것이다. 그 주변에는 ‘글쓴바위’도 있었다고 전해온다.

곡연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반천리 현대아파트에서 마주보이는 반연천 주변에는 암석의 규모가 가로 7m, 세로 4m 가량의 이암층에 박혀 있는 감자 모양의 석회질 돌덩어리들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물질은 평원에 쌓인 퇴적물에 나무들이 자라면서, 그 밑의 퇴적물에서 성장한 토양기원의 물질이라고 생각된다. 이처럼 토양기원의 석회질 돌덩어리들이 나타나는 것은 백악기 당시 이 지역이 비교적 건조한 기후환경이라고 추측한다. 간혹 이곳의 물질을 가리켜 공룡의 배설물 흔적으로 잘못 알고 언론에 발표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다.

아주 오래전 울산지역은 거의 평지다. 울산이 평지가 된 그 시작점은 공룡과 관련된다. 울산호숫가의 질퍽한 땅위를 공룡들이 다니면서 남긴 발자국이 고스란히 남아 화석이 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밟고 있는 이 지표에 나타나 있는 공룡의 발자국화석이 1억년전에 울산 땅에 찾아 온 그 공룡들이 남겨 둔 발자국이다. 1억년전 공룡은 아열대기후 아래 우기(雨期)와 건기(乾期)가 반복되고 열대 무역풍이 영향을 미치는 사바나(savannah) 지역의 하천평야 일대에서 살았다고 알려져 있다. 사바나지역이란 식물의 키가 비교적 큰 교목과 낮게 자라는 관목들이 흩어져 있고 건기가 뚜렷하게 구별되는 열대나 아열대의 초지를 가리킨다.

용이 상징하는 의미는 물(水)이라 했듯이 울산의 용은 거의 물가에서 만나게 됨이 매우 재미롭다. 울산은 태화강을 중심으로 좌우 강변과 시내 산비탈에서도 공룡발자국화석이 지표에 노출되어 있고 문수산 정상에 빨래판 화석이 올라 가 있다. 지각의 변동과 조산운동의 흔적이라 볼수 있다.

울산의 시간 여행에서 만나는 공룡이 비록 덤벙거리며 발자국을 옮겨 다녀도 구역 나누어 다니지 않았으리라 여기며, 다음 답사 예정지역에서 만날 또 다른 그들의 친구를 그려 본다. 1억년전 백악기 울산호숫가는 거대한 공룡의 놀이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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