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와 소고기도 구별 못 하는 사람들이
쇠고기와 소고기도 구별 못 하는 사람들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5.1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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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소의 고기는 ‘쇠고기’이고, 수입한 고기는 ‘소고기’로 불러야 마땅하다. 소가 소를 먹어서 생긴 병이라고 하니 그렇게 불러야 한다. 이렇게 해서 생긴 병이 광우병이라는 무서운 병인 것 같은데 여기에 선생님들이 잘 못 끼어들어 스승의 날은 다가오는데 걱정이다. 왜 걱정일까? 우리나라 같이 우수한 인력이 많아야 그 두뇌로 살아가는 나라에서는 훌륭한 스승이 절대적인데 그 스승들이 어딘가 문제가 있어서 하는 말이다.

요즈음은 기회만 주어지면 선생님 똥도 개가 먹을 수 있다. 옛날에는 말 안 듣는 아이들, 철없는 아이들 가르치다가 속이 타니까 똥도 타서 맛이 없으니 개도 먹지 않는다고 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다. 일제 강점기에 애국지사들이 일본 헌병 감시를 피해 몰래 가르치면서 속이 타고, 식민지로서의 설움에 속이 타고, 그리고 우리 민족성이 정직하지 못한 안타까움에 똥이 탔던 것이다. 안창호 선생님은 우리 민족의 정직하지 못함을 아주 많이 걱정하다 못해 한탄까지 하였다. 민족의 장래를 위해서 더욱 그랬다. 당연히 초·중·고 선생님들이 스승으로서 정직함을 학생들에게 보여주어야 민족의 장래가 희망차게 보이는데 촛불 시위에 학생들을 말장난으로 현혹시키는 꼬임수를 쓴다면, 그것도 어떤 비겁한 불순분자들의 꼬임에 넘어가 진정으로 자신의 의지와 철학도 없이 부화뇌동하거나 우롱 당하고 있어 큰 걱정이다. 즉, 우리 선생님들의 지적, 도덕적 수준이 이 정도 밖에 안 되는가에 이르면 한 숨만 나온다.

지금은 북한에서조차 국가적 차원의 일도 숨길 수 없는 시대이다. 하물며 대한민국이야 말로 황우석의 암실(暗室)에서 사진 조작하는 일만 빼고, 그것도 훗날 밝혀지고 말았지만, 숨길 것이 없는 나라이다. 쇠고기 파동이야말로 권력을 잡아보고 싶은, 또는 그 주변에서 냄새라도 맡아보았던 이리 떼들이 뒤에 숨어서 스승이 되려는 사람들에게 농간(弄奸)을 부리는 것 같다.

약 50년 전에 서울 K 대학의 참된 스승 한 분이 당시의 선생님들의 게으름을 다음과 같이 비유했다. ‘선생님들 월급이 적다고 불평이 많은데, 지금 받는 월급을 두 배 올려준다고 해서, 내일 가르칠 내용을 오늘 늦게까지 남아서 더 연구할 선생님은 얼마나 될까? 오히려 막걸리 마시는 남자 선생님은 비싼 맥주를 마시려 할 것이고, OOO부인(가장 모양을 낼 줄 모르던 사람) 같은 여자 선생님은 비싼 원피스 맞추러 나갈 것이다.’

오늘 쇠고기 파동에 특정 단체의 선생님들이 자의건 타의건 진실도 모르고 학생들을 조종했다면, ‘쥐뿔도 모르는 사람들이 농간당하면서, 국가의 장래보다 오늘도 농땡이를 잘 쳤다’고 희희덕거린다고 질책하고 싶다.

옛날 이돈희 교육철학 교수가 장관 시절에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서 연구하지 않는다고 학원 선생과 비교했다가 장관 자리를 물러난 일이 있었다. 지금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자리를 걸고서라도 선생님들이 쇠고기와 소고기를 구별하도록 스승들을 구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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