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만큼 자신감이 생겼다. 외국인들에게 운전 면허증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들이 얼마나 기뻐하는지 눈앞에서 지켜보면서 보람을 느꼈다.

영어 교재와 문제지를 완성해 놓자 또 다른 의욕이 생겼다. 이번에는 베트남어와 중국어로 교재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번역비를 마련해야 한다는 어려움에 봉착했다. 우선 사비를 들이기로 마음먹고 언어능력이 탁월한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와 중국 유학생을 만나서 취지를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그들은 기꺼이 수락했다. 그렇게 하여 8개월 동안에 영어(75쪽), 중국어(70쪽), 베트남어(66쪽) 교재와 예상문제지가 완성 되었고 지금까지도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2007년 5월부터 외국인들의 운전면허증 취득을 지원하고자 전국 최초로 시작한 ‘외국인 운전면허 교실’은 지금까지 모두 11차례 실시하여 총 341명이 학과시험에 응시하여 209명이 합격(61%)하고 177명이 면허증을 취득했다.

국회·언론 등 각계각층 관심

특히 경찰과 결혼이민자 간의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모든 과정을 경찰서 내에서 영어반, 중국어반, 베트남반, 한글반으로 편성하여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내국인 남편이 베트남 출신 아내를 데리고 운전면허교실에 참여하기 위해 경찰서 정문으로 들어서자 아내는 남편이 자신을 경찰에 신고하여 베트남으로 출국시키는 것으로 오인하고 울음을 터트리면서 경찰서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하여 결국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는 말을 듣고 베트남 통역인으로 하여금 아내에게 상황을 설명해 주자 그 다음주부터 운전면허교실에 참여해 면허증을 따게 되었고 경찰에 대한 두려움도 해소되었다고 한다.

또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운영중인 ‘외국인인권보호센터’ 카페(www.cafe.naver.com/ foreigrights)를 통해 외국어 교재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고, 언론에 보도된 기사를 보고 전화 문의하는 외국인들에게 교재 약 170권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더 많은 외국인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산경찰서에서 시작한 외국인 운전면허 교실을 외국인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2007년 10월 제269회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김재원 의원(경북 의성)이 전국적 확대 여부에 대해 질의했고, 2008년 2월 제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도 전국적 확대 여부가 논의되었으며 2010년도에는 11개 지방청 45개 경찰서에서 자율적으로 채택 운영하던 중 2011년부터는 경찰성에서 별도 예산을 편성하고 외가업무 성과지표에 반영됨으로써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MBC-TV 생방송 화제집중, 아리랑 TV 코리아 나우 등 방송에 11회, 중앙일보, 동아일보, 경향신문 등 중앙일간지와 지역일간지 등에 60회 보도 되는 등 총 71회에 걸쳐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결혼이민자와 사회봉사 실시

운전면허교실을 통해 면허증을 취득한 결혼이민자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 무엇이 있을까 고심한 끝에 그들의 언어적인 장점을 상여 경찰관과 함께 외국인 근로자들이 근로중인 공장이나 회사, 유학생들이 재학중인 대학교, 외국인들의 운동경기장 등을 방문하여 도로교통법, 외국환거래법 등 일상생활에서 범하기 쉬운 한국의 법률에 대하여 홍보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2009년 4월 11일에 8개국 출신 결혼이민자 15명으로 구성된 ‘외국인치안봉사단(MOMMY-POL)’을 창단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중인 기업체 등을 21회 방문하여 법률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2010년 3월결 제2땅굴, 통일전망대 등 안보현장을 견학하고, 2010년 10월경 추석 명절을 맞이하여 천안시 목천읍에 있는 사회복지시설 ‘사랑과 평화의 집’에서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외국인치안봉사단 활동은 언론에서도 큰 관심을 보여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KBS-1TV ‘러브인 아시아’와 ‘토요일, 가족이 부른다’, TJB 캠페인 ‘다정한 이웃’등에 40여회 보도되었다.

<이길수 충남 아산署 정보보안과 외사계 경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