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청소년들 촛불시위 문제 있다
울산청소년들 촛불시위 문제 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5.11 2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촛불시위, 또는 집회라는 말은 있었지만 촛불문화제란 용어는 없었다. 그 말에서 생긴 유래, 과정과 상관없이 생소하고 우습게 들린다.

‘문화제’란 어휘를 사용한 이유가 격(格)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것이든 집시법 위반 단속을 피하기 위한 방편이든 간에 그 말 본래의 취지를 퇴색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촛불시위의 발단은 억울하게 죽은 두 여중생들을 추모, 애도하기 위한 것이었지 ‘축제’를 위한 것이 아니었음은 분명하다. 그런데 누가 언제부터, 무슨 목적으로 촛불집회를 ‘촛불 문화제’로 격상시켰는가. 이런 행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못해 코웃음에 가깝다.

“학교에서 촛불집회에 참석하면 징계하겠다”고 했다면서 인터넷에 글을 올린 여중생, 이를 학생에 대한 탄압이라고 편들고 나서는 교원단체, 그 어느 쪽이 옳고 그르냐를 떠나 촛불집회에 ‘재미’로 참석하는 청소년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

최근 울산 도심지에서 있었던 촛불시위 참석자의 절반 이상은 청소년들이었다고 한다. 그들이 사회적 이슈를 파악하고 자신의 견해를 표명할 정도로 성숙했다고 보긴 어렵다. ‘야간에 집단적으로 모여 앉아 촛불로 분위기를 돋구는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는 것이 충분한 표현일 것이다. 일부 의식 있는 사람들의 자발적 참여도 배제할 순 없지만 참석 경로, 동기 등을 확인해 보면 그들의 유희성을 확인 할 수 있다. 시위에 나온 상당수 청소년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집회가 있음을 알았다고 답했다. 이는 그들이 전부터 사회적 문제점에 대해 평가하고 판단해 왔음이 아니고 즉흥적으로 모였을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들 틈 속에 부모를 따라 나온 어린 아이들도 끼여 있었음은 그 모임이 합리적이지 못했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정치적 지식과 안목이 부족한 그들이 대통령 탄핵, 쇠고기 수입반대, 반미 등 상당히 민감한 부분에 대해 여과 없이 따른 점도 참석 순수성을 의심케 하는 부분이다.

이번 집회가 일부 좌편향적 성인들에 의해 조직되고 운용되지 않았길 바란다. 소수의 목적적 의도가 다수의 의견인 것처럼 포장하는 데 ‘전문적 기술을 가진 부류’들이 우리의 아이들을 악용했을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들이 의도적으로 청소년들의 호기심, 감성을 자극해 그들의 목적에 이용했다면 사법적 처리 대상임은 물론이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울산 청소년들의 숫자는 지역 전체와 비교할 때 미미한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석한 일부’는 애국자, 투사이고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수구, 매국노로 양분하는 어른들의 잣대에 물들까 우려스럽다.

5월은 청소년들이 자신을 뒤돌아보고 성찰할 계기가 많은 달이다.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석가탄신일 등은 그들이 정치적 성격을 띤 집회장에나 기웃거릴 것이 아니라 수신(修身), 수양을 통해 이지력을 갖춘 성인으로 거듭나길 촉구하는 시간들이다.

국가와 사회를 위한 건전한 비판은 자신을 좀 더 다듬고 난 뒤 해도 늦지 않다.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