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비준 국회 처리 지연될듯
FTA비준 국회 처리 지연될듯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5.1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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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쇠고기ㆍFTA 연계” vs 與 “발목잡기 우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둘러싼 여야간 의견 충돌로 인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국회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휴일인 11일 당정협의를 갖고 한미FTA를 이번 임시국회 회기 중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으나, 통합민주당 등 야권은 “쇠고기 재협상 없이는 한미FTA 비준은 논의할 가치가 없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와 한미FTA 비준의 연계 방침을 분명히 했다.

야권이 쇠고기 재협상을 FTA 비준 논의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함에 따라 17대 국회 임기 중에 한미FTA 비준안이 처리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통일외교통상위 소속 의원 연석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한미FTA 비준은) 쇠고기 재협상을 하고 난 뒤 다시 논의해야 한다”며 “미국이 지금까지 의회에서 FTA 비준을 미뤄온 것은 쇠고기 문제때문이었는데 우리가 이런 상태에서 덜렁 한미 FTA를 처리하자고 하면 쇠고기 재협상의 길이 막혀버리고 아무런 수단이 없게 된다”고 말했다.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사견임을 전제로 “한나라당은 (쇠고기 재협상과 관련해) 아무것도 안 하고 18대 국회로 넘어가겠다는 생각인 것 같은데 우리로서는 그냥 넘길 수 없다”며 “모든 대화를 안 하고 협상을 단절하면 정국경색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해 FTA 비준안 논의와 개원협상 거부 가능성을 시사했다.

민주당은 한미FTA 청문회가 열리는 오는 13일 원내대표단·통외통위 위원 2차 연석회의와 `쇠고기협상 장관고시 유예 및 재협상 촉구 결의대회’를 국회 본청 앞에서 개최하고, 이날중 야3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연석회의도 열어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재협상 촉구 결의안, 헌법소원 및 장관고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문제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 역시 재협상 문제가 풀려야 한미FTA 비준 논의에 착수한다는 입장이다.

민노당 박승흡 대변인은 “FTA 비준에 관련된 것은 18대 국회로 넘어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고,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FTA 자체에 반대하지 않지만 쇠고기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안된다. 원래 두 사안은 별개였지만 미국과 우리 정부가 연계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쇠고기 문제와 한미FTA 분리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는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에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한미FTA 비준안이 이번 임시국회내에 처리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야당의 ‘쇠고기ㆍFTA’ 연계 방침을 “경제 발목잡기”라며 비난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번 임시국회가 소집된 주된 목적이 FTA 비준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것인데 이 부분이 꽉 막혀서 진행이 안 되고 있다”며 “이번 임시국회에서 비준안이 통과되도록 당정청이 국민과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계경제가 10년간의 호황을 끝내고 어려워지고 있고, 올 하반기와 내년에도 세계경제가 좋아질 모멘텀이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미FTA가 된다면 경제적 어려움을 벗어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많은 도움이 있을 것이다. 이번 회기내에 처리되면 미국내에서도 (비준안의) 원만한 처리를 촉진하는 효과를 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재협상 없이도 가트(GATT) 규정 등에 의해 `위험 발생시 수입중단’ 등을 할 수 있는데도 민주당이 재협상과 한미 FTA를 연계시키는 것은 결국 한미FTA를 하지 않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며 “민주당은 명분없는 발목잡기로 국익을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도 당정협의 브리핑에서 “민주당이 쇠고기 재협상을 안 하면 FTA 협의를 안 하겠다는데 결국 쇠고기 문제를 트집 잡아서 한미FTA를 저지하고 말겠다는 속마음을 노골적으로 내보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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