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선에 세련된 묘사 조화
한국적 선에 세련된 묘사 조화
  • 이상문 기자
  • 승인 2012.05.1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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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목판화 외길 김상구 작가
투박하고 여백있는 소재 즐겨
한국 목판화의 대표작가 김상구(67)씨는 서울 여의도 어느 백화점 빌딩에 15평 남짓한 작업실을 두고 있다. 그는 이 작업실에서 거의 매일 하루 종일 작업에 몰두한다. 그러므로 그의 작업실은 곧 그의 생활공간이다.

이른 아침 집에서 작업실로 가는 길목에 커피숍에 들른다. 손님이 뜸한 시간의 커피숍 창가에 앉아 판화 작업을 위한 밑그림을 그린다. 한 잔의 커피와 함께 하는 아침 1~2시간은 그에게 명상의 시간과도 같다. 거기서 그린 스케치 중 엄선해 작품의 밑그림으로 활용한다.

60년대 초반부터 50여년동안 현대 판화의 흐름을 함께한 김상구씨의 작품은 한국적인 맛과 선, 자연의 아름다움을 지니면서도 글로벌한 세상의 눈높이와 잘 어우러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통에 기반을 담은 기본적인 선과 면의 분할은 전세계의 디지털화된 미술을 연상시키며 세련되고 절제된 형태의 묘사는 모던한 현대사회의 입맛을 충족시킨다.

또 그의 그림 속 주인공들에게서는 어리고 순수한 동심이 느껴지기도 하고 정적인 듯 보이지만 그림 안의 사물들은 때에 따라 매우 동적인 구조를 이뤄 공간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김상구씨가 좋아하는 소재는 자로 잰 듯한 것보다는 약간 휘어진 대들보의 선과 같은 것, 화려한 것 보다는 투박한 것, 치장으로 복잡한 것보다는 단순한 가운데 스며드는 토담 같은 것, 입체적인 표현보다는 평면적인 것, 흑백의 대비, 큰 것 보다는 조그만 것, 가득차 있는 것 보다는 여백이 있는 것 등이다.

그는 “평면에서의 여러 가지 연속적인 운동, 정지된 상태에서 다시 불쑥 일어나기도 하고 어느 한 방향으로 자꾸 쏠려가듯 움직이는 선들, 수 없이 그려지는 사선의 움직임 등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려는 시도는 나의 작업의 중요한 일부”라고 말했다.

김상구씨는 6월 열리는 울산목판화페스티벌의 산파역을 한 인물이다. 평생을 목판화 작업에 몰두하면서 가졌던 소원을 이번 행사로 이루게 된다. 김씨는 “이번 목판화페스티벌에서 목판화가 가지는 여러 가지 멋을 찾아내고 알리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국제전을 계기로 훌륭한 작업을 하는 후배들이 많이 배출돼 서양에 비해 한국의 목판화가 가지는 장점을 알리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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