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은 나와요? 얼마 받아요?
월급은 나와요? 얼마 받아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5.05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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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아버지는 어떤 종교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이민 간 사람들을 도우려고 미국에 갔었다며 자기도 아버지를 따라 이민을 갔었다고 소문을 내어 알게 되었다.

국내의 유명 대학을 나오고,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어찌 어찌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왔다. 처음에는 조금도 잘난 척하지 않고, 가장 겸손하고, 착하고, 성실하고, 애국하며, 학생들을 사랑하는 척 했다. 그의 본질을 모르는 어느 칼럼니스트가 지방 신문의 칼럼에도 소개하였다. 그러나 슬슬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가장 가정적이고 사리가 분명한 사람으로 위장했던 바탕이 들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자기만 자식들을 챙기는 것처럼 어른들의 회식에 자식들을 데리고 나타나고(자기는 미국에서 오래 생활하여 가정적이다고), 사리가 분명한 것처럼 잘 따지고 덤벼드는 사람이 다 큰 아이들의 밥값은 반도 물지 않고 세 번씩이나 음식을 갖다 먹으며 뷔페식사를 즐기게 한다. KBS의 모 사장을 연상케 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잘못된 지성인이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 형식적 인사말에 이어 물어본 말이, “월급은 나와요?”이다. “예, 나옵니다.” “얼마 받아요?” “예, 많이 받습니다.” 그는 이 대답에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슬그머니 자리를 피했다. 아주 기분 잡치는 날이었다.

미국이야말로 직업에 귀천이 없음을 여러 곳에서 보여주는 곳이다. 어느 미국인 부부의 이야기이다. 부인은 상담심리학의 박사 과정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학생인데, 남편은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햄버거 가게의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남편이 학력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불편한 것이 없느냐? 당신의 친구들이 이상하게 본다거나, 남편이 열등감을 갖는다거나… ’라고 물었더니, ‘천만에. 아무 문제없다’고 한다. 모두 이런 것은 아니어도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한다고 믿는다. 그런 곳에서 살았던 그 위장 지성인이 한국에서 살고 있으며 한국식도 아닌 망나니 행동으로 상대방을 건드린다.

세계 어느 곳에서건 사람 사는 곳에서는, 아프리카 오지의 원시부족 사회에서도, 상대방을 뒤틀리게 하는 말은 하지 말라고,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가르칠 것 같다.

왜냐면 사람만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칠 것이기 때문이다. 짐승들은 말을 못하니까, 말 때문에 저희들끼리 싸우고 그러지 말라고 가르치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너무나 당연한 것 같기도 하다.

우리의 유명한 속담,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이래서 나온 것이다. 어쭙잖은 다른 지성인들도 남의 일에까지 사리를 밝힌다고 간섭하려들어 여러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울산제일일보는 월급을 준다. 적어도 필자한테만은 하는 일, 말로 먹고 사는 일에 비해 많이 준다. 독자들에게 좋은 말은 아무리 해도 부족함을 느낀다.

그래서 좋은 일을 소개한다. 울산제일일보 사원들은 말로 먹고 사는 사람들인데 더 좋은 말을 하겠다고 무주의 울산 제일일보 연수원에 다녀왔다. 언론인으로서의 새로운 다짐과 실천 방안들을 분임 토의에서 열을 띠며 토론했다. 짐승은 힘으로 해결하고 사람은 말로 해결하니까, 남의 말을 함부로 하지 말자고. / 박문태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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