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포장 관리시스템’ 시민이 우선이다.
‘도로포장 관리시스템’ 시민이 우선이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4.28 20: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 정부가 표방하고 있는 행정지표 중 하나가 효율화를 통한 10%예산 절감이다. 이를 위해서 정부 각 부처는 구조조정 및 기능 극대화 작업에 착수했고 올해 전체 예산 중 약 20조원 정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절감계획은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국민을 섬기기” 위한 한 축에 불과할 뿐이다.

약 2조원의 예산 중 10%인 2천억 원을 줄여야 하는 울산시도 이를 위해선 인적쇄신 못지 않게 행정의 효율적 계획, 예산집행의 합리성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28일부터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울산시의 ‘도로포장 관리시스템’은 늦은 감이 있긴 하나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 동안 시민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탄을 받았던 부분이 도로 포장공사 때 관련 부서간 상호 정보 부재로 인한 예산낭비였다. 일주일 전에 말끔하게 깔아 놓은 포장도로를 전화선 지하 매설작업이나 도시가스관 공사 때문에 다시 굴착하는 광경도 그 중 하나인 셈이다. 이럴 때마다 대다수 지역민들은 행정의 무계획성과 낙후성을 외국의 사례에 비교하며 비난했지만 지자체는 이렇다 할 개선책을 내 놓지 못했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키 위해 울산시는 이번에 기존의 ‘도로 굴착 온라인 시스템’ 기능을 보완, 완료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내용을 자세히 보면 (주)경동도시가스, 한국전력공사, (주)KT, S-oil(주) 등 유관기관, 기업체 등 49개 사가 도로 굴착공사 허가 신청할 때, 납부금을 낼 때, 허가증을 받을 때, 해당 행정관청을 방문치 않고 ‘방안에 앉아서’ 처리 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또 허가권자인 구, 군은 시군 구 시스템, 전자결재, 세외 수입 시스템 연계 등을 통해 업무효율을 높인다고도 한다.

결국 도로굴착, 포장공사 때 시민이 겪는 불편함은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행정당국과 기관, 업체들의 편의를 위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의 발상만 내 놓은 셈이다.

울산시는 이번 ‘도로포장 관리시스템’을 운용함에 있어 업체의 이익이나 편의 위주보다 시민의 편리와 불편을 우선시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계절과 주·야, 출퇴근 시간을 감안치 않고 무계획적으로 밀어 부치는 굴착, 포장공사 때문에 지역민들의 불쾌감은 극한 상황에 닿아 있다. 이런 무분별함 보다 시민들을 더 격분케 하는 것은 공사현장의 작업 행태와 업체의 방만함이다.

폭 20미터 도로에서 굴착, 포장공사를 하는 업체가 시민을 배려하는 조심성이 조금만 있어도 현재의 작태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작업차량을 조금만 이동시켜도 출퇴근 시간의 교통체증에 숨통을 틔게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통행인들의 불편함을 즐기듯 희희낙락 휴식을 취하는 공사관련자들의 모습은 혐오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것이다.

그런 불편함과 모독감을 주는 업체에게 국민의 혈세를 나눠주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포장계획 자료 수집에 필요한 기간이 1개월에서 1시간으로 단축되고 도로굴착인허가 업무를 온라인 처리로 민원인 방문이 6~7회에서 무방문으로 바뀐 것, 지하시설물 종합정보제공으로 시설물 협의 기간이 5일에서 1일로 단축된 것은 ‘그들만의 잔치’다. 시민을 우선 생각하고, 받들고 그들의 세금을 절약하는 것이 현 정부출범의 기본개념임을 명심해야 한다.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