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보다 해몽
꿈보다 해몽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1.11.15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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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증명사진이 필요해진 영구가 ‘24시간 완성’이라는 간판을 단 사진관을 찾아

사진을 찍었다. 다음 날, 사진을 찾으러 간 영구에게 주인이 말한다.

“아직 안 나왔습니다. 내일 모레쯤 오시죠.”

“뭐라구요? 24시간 완성이라더니 완전히 사기잖아?”

그러자 주인이 당당하게 말하다.

“그건 하루 8시간씩 3일이라는 뜻이올시다.”

강의 중 핸드폰 소리가 울린다.

“드르륵”

“아니 이게 무슨 두더쥐 땅 파는 소리래요?”

사람들 키득키득 누군가가 진동모드로 해놓았는데 소리가 상당히 크게 났다. 당사자는 얼굴이 벌개져 상당히 민망해한다. 위로해주고픈 마음이 생겨났다.

“저런 분이 성공합니다. 나만 해도 세미나 참석할 때 매너모드로 바꾼다 생각만 하곤 안바꾸는 경우가 많은데요. 강사 강의 방해될까봐 매너있게 매너모드로 바꾼 저런 분들이야말로 미래의 성공자이지요.”

꿈보다 해몽이 좋은 사진관 주인이다. 난 이 주인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 왜냐하면 유머감각은 뛰어나지만 상대를 불쾌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진정한 유머감각은 상대를 좀 더 유쾌하게 만드는데 있다. 이런 점을 보완하여 유머능력을 제대로만 사용하면 아마 사업도 잘 되고 훨씬 칭찬받는 사람이 되리라 생각한다.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남과 다르게 해석하는 능력은 유머감각과 일맥상통한다.

핸드폰 진동모드 예화는 실제로 필자가 강의 중 사용한 것이다. 처음 당황하고 어쩔줄 몰라했던 그 사원은 강사의 칭찬에 양 손을 올려 브이자를 으쓱해 한다. 사람들은 폭소와 함께 박수를 쳐댔다. 핸드폰 소리(불쾌)가 오히려 훌륭한 사람의 징표(유쾌)로 바뀌면서 비난 받아야할 사람이 스타가 된 것이다. 꿈보다 해몽 능력은 이렇게 유용하다.

해석능력이야말로 정보화 시대, 아이디어 시대에 더욱 필요한 능력이다. 한 가지 사물엔 한 가지 의미만 있다는 구시대적 주장을 듣고 있자면 답답하다. 방송을 들어보면 이런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이런 건 이렇게 표현해야만 합니다. 이상한 문자메시지 모내지 마세요. 문법에 안 맞잖아요. 표준말로 말해야지 사투리는 안돼요.”

하긴 이런 주장도 맞는 면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요즘 젊은이들의 컴퓨터 언어는 얼마나 어지러운지 도무지 정신이 없다. 그러나 그런 표현들을 통제하는 주장과 이해하자는 쪽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나는 과감히 후자를 택하고 싶다.

다양한 표현, 다양한 해석이 대세다. 미래사회에선 고지식한 사람보단 독특한 사고를 가진 사람이 대우받는다. 표준말에 능한 사람보다 유머에 능한 사람이 인기 얻는 세상이다. 남과 동일한 가치관 보다는 남과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이 뜨는 시대가 된 것을 알아야 한다.

새롭게 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대인관계에서도 그 가치가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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