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언론에 대한 새로운 태도 기대
공무원의 언론에 대한 새로운 태도 기대
  • 김지혁 기자
  • 승인 2007.12.20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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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거리 안돼요, 자료 볼 필요도 없고 또 자료도 없어요”

중구의회가 9천500만원짜리 전용버스를 구입한다는 사실을 알고 의회사무국에 가서 취재를 시작하자 사무국 관계자는 손사래부터 쳤다.

기사거리가 되는지 안되는 지를 미리 판단해 주신 사무국 관계자의 친절은 고마웠지만 대체 9천500만원짜리 중형버스는 어떤 차종인지 궁금해 견딜 수 없었다.

버스 영업사원, 정비 공업사 관계자, 중고자동차 매매 상사 사장 등 할 수 있는 취재를 다 해 봤지만 결론은 “9천500만원짜리 중형 버스는 없다”는 사실과 “지금 운행중인 전용버스는 앞으로 몇 년 사용이 가능하다”는 결론이었다.

중구의회 전용버스 구입 예산은 구체적인 근거 없이 과다책정됐다는 기사가 나갔고 관용차의 내구 연한을 더 늘려야 한다는 속보가 보도됐다.

보도 후 친절한 의회 사무국 관계자가 아침 일찍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보도의 부당함을 강력하게 항의했음은 각오한 일이었다.

그런데 항의 내용이 문제였다. “중구의회 버스 구입과 관련, 정확한 견적서가 있다”는 항의는 흘려들을 수 없었다.

견적서를 확인 할 수 없냐고 묻자 이번에는 “협조할 수 없으니 마음대로 하라”고 되레 호통이었다. 결국 목소리 큰 공무원을 상대로 취재를 계속 진행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정보공개청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어제 17대 대통령이 탄생했다. 5년간 언론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온 참여정부가 국민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은 많은 점을 시사해 준다. / 김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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