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작용의 효과
상호작용의 효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1.08.16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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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담에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것이 있다. 이 속담이 가리키는 뜻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뜻이 같아야 일을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서로 부딪히니 싸우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래의 뜻은 싸우지 않는 본질적 방안을 말하는 것이다. 즉, 한 손이 피해버리면 다른 한 손이 아무리 애를 써도 소리를 낼 수 없으니 싸움이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장면을 학문적 분위기를 나타내는 용어로 표현하면, 상호작용은 최소 두 개의 개체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으로서 두 개체가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손뼉 소리가 발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일이 벌어져야 한다는 필요성을 말하는 것이다. 일이 벌어지는 상호작용 없이 변화가 일어날 수 없고, 변화 없이 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대표적인 경우는 개인이나 집단이 모든 일에 독선적(獨善的)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꼭 이런 논리에 근거한 것은 아닐지라도 독과점(獨寡占) 사업을 금지하는 것도 상호작용을 일으켜 발전하게 하려는 것이다.

한때 미국의 전화회사는 Bell이 독점하고 있었다. 소위 특허법에 따라 한동안 다른 회사들이 끼어들 수 없었다. 경쟁회사들이 설립되면서 소비자까지 상호작용에 끼어들어 서비스도 좋아졌고, 가격도 저렴해졌다. 그리고 통신사업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최근에 조선일보가 한겨레신문과 중앙일보의 조사내용을 사설(社說)에 인용하며 조선일보의 논설이 객관적임을 입증하려고 노력했다(7월 26일자 사설, ‘여·야, 서울무상급식 주민투표 당당히 승부하라’).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의 질문이 문장의 형태로는 서로 조금씩 달라도 조사내용의 결론은 서로 비슷하였다. 즉, ‘정치권과는 달리 국민들이 무상급식에 대한 자기 나름의 입장을 정리해놓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언론사들 간에 서로의 기사와 편집방향에 관해 불간섭주의를 최대 덕목으로 지켜오다 보니까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독과점 사업에 손해 보는 느낌이 생길 수 있었다.

특히 언론사 간의 논리나 관점의 차이를 독자들이 비교·판단하기 위해서는 전문가 수준의 지식으로 내용분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일에서 의견을 달리하는 언론사들이 지면을 통해 공개적으로 토론, 논박(論駁)하며 상호작용하면 언론의 발전은 물론 장차 국민의 교양수준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이런 상호작용을 언론사들이 서로 피하며 하나의 사태를 독자의 눈높이에서 정면으로 보지 않고 잔머리(잔꾀)를 굴려 교묘한 각도를 택할 때, 국민교양교육의 지식은 오해로 쌓이게 된다.

데이트하는 상대방의 키가 작을 때, 잔머리 굴려 사진을 상대방의 눈높이로 서서 찍지 않고 쪼그려 앉아 찍으면 그 사람은 실제보다 커 보인다. 이런 방법은 보도 사진에서도 나타난다. 모여 있는 군중들을 많아 보이게 하려면 군중의 키 높이에서 멀리 보이는 머리까지 나오게 하면 실제보다 더 많아 보인다. 적게 보이게 하려면 높은 건물로 올라가 일부를 내려다보는 각도로 잡으면 된다. 독자들이 두 사진을 놓고 군중의 머릿수를 세지는 않는다. 그냥 많구나 아니면 별로구나의 느낌만 갖는다.

대학의 교수가 특정 종교에 맹신도(盲信徒)가 되어 휴거를 믿는다고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툭 던지면 교수의 그런 행동은 학생들에게는 독선적인 행동이 된다. 일부 학생들은 교수의 성격장애자와 같은 횡포가 두려워 상호작용의 기회를 놓친다.

또 다른 학생은 비슷한 수준의 맹신도로 성장하면서 외롭게 살아가며 특정 종교에 몰입하고, 훗날 이슬람 종교에 대한 반감이 쌓인데다가 외국인 근로자들이 공업탑을 활기차게 걸어가면, 편한 직장 구하기에 실패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제2의 브레이비크(노르웨이 테러범)로 변질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

그 교수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못 된 짓 다 저질러놓고 일요일에 용서받으면 된다는 식으로 특정 종교를 악용하며 독선에 빠져있다.

우리가 이런 독선에 걸려들지 않으려면 모든 일에서 상호작용이 필요함을 인정하고 그렇게 하는 훈련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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