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스크린 매개체로 시민과 소통
잊혀진 중구 옛명성 그대로 되살릴 터
영상스크린 매개체로 시민과 소통
잊혀진 중구 옛명성 그대로 되살릴 터
  • 염시명 기자
  • 승인 2011.08.0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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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북경 세무천계 등 국내외 수차례 벤치마킹
중구 중심지역 상권 살리기 사업 위해 구슬땀
IT 접목한 특색 있는 문화콘텐츠 개발도 총력
“울산 중구가 과거의 옛 영화를 되찾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즐기면서 상권이 활성화 돼야 하는데 영상스크린은 이를 위한 매개체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구만의 특색있는 콘텐츠를 담아 내고 방문객들과 소통할 수 있다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는 것은 물론 미국 라스베가스의 ‘와이드 스크린’과 중국 북경 세무천계의 ‘스카이 스크린’ 처럼 관광지로서 각광받을 수 있을 겁니다.”

울산대학교 디자인대학에서 만난 이규옥 교수는 중구청에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영상스크린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1986년 울산대 디자인학사를 시작으로 디자인계에 발을 딛은 그는 국가상징물디자인 심사위원, 미국 포트랜드주립대 방문교수 등을 거치고 현재 울산대에서 영상미디어표현과 디지털미디어론 등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영상디자인 전문가다.

그가 중구의 영상스크린 사업에 함께하게 된 것은 신임 구청장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중심지역의 상권을 살리는 방안으로 영상스크린을 선택했기 때문.

이로 인해 영상디자인 전문가인 이 교수는 중구청의 요청으로 을지로 한빛거리 등 국내에만 수 차례 밴치마킹을 다녀왔고 최근 중국 조사단에도 합류해 북경 세무천계, 소주 타임스 스퀘어를 방문했다. 미국 라스베가스 와이드 스크린에는 이미 수 차례 다녀와 논문에 활용하기도 했다.

다소 생소한 LED 영상스크린에 대해 그는 “영상과 조형, 음향이 어우러진 유희적인 공간을 창출하는 예술품”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과거 영상은 실내에서 빛의 차단을 통해 만들어 내는 미디어였다. 하지만 기술이 발달하면서 LED 등을 통해 빛을 차단하지 않고서도 영상을 표현할 수 있는 영상스크린이라는 방법이 생겼고 이로 인해 영상과 조형이 가미된 공간이 형성됐다. 여기에 음향이 더해지면서 영상스크린이라는 미디어가 즐거움, 놀람, 긴장, 호기심 등을 유발시키는 유희적인 공간을 창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울산은 외지인들이 방문했을 때 현대차,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낮동안 갈 곳이 많은 반면 밤에는 갈 곳이 없다”라며 “중구지역에 LED 영상스크린이 설치된다면 볼거리 제공해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그들로 하여금 소비하게 만들며 머무르게 할 수 있다”고 영상스크린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또 “과거 지역의 랜드마크로는 수직적인 것들이 대부분인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탑”이라며 “그러나 LED 영상스크린은 수평적인 랜드마크로 영상 공간을 만들어 방문자가 즐기고 느끼고 함께 참여할 수 있다”고 밝힌 뒤 최근 중국 방문의 사례를 풀어놨다.

중국 북경 ‘세무천계’에는 세계에서 3번째 규모로 길이 250m, 폭 30m의 LED 영상스크린이 천장에 설치돼 있다.

아시아 최초로 설치된 이 영상스크린은 오스카상과 4번의 에이미상을 수상한 할리우드 무대 설계가인 제레미 레일튼이 설계했다.

하늘이 보여지는 아케이드 아래 LED 영상스크린이 설치돼 낮 동안에는 하늘을 볼 수 있고 밤에는 뮤직비디오 등의 각종 콘텐츠가 상영된다. 또 영상이 나오지 않는 시간동안에는 1위안(우리돈 170원 상당)을 들여 문자메새지를 보내면 그 내용이 나타나도록 돼 있어 연인 등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규모로는 중국 소주의 ‘소주천막’과 미국 라스베가스의 ‘와이드 스크린’ 보다 작지만 기술면에서는 가장 최신 기술이 집약돼 하루에도 수 천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것은 물론 스크린 아래 마련된 카페 등지에서 소비가 이뤄진다.

소주의 타임스 스퀘어는 길이 500m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인근에는 유명 프랜차이즈 식당을 비롯해 각종 상점들이 들어서 있고 대형 백화점 등도 마련돼 있다.

그러나 콘텐츠수가 세무천계보다 적고, 내용도 단조로와 엉성한 느낌을 준다. 관광객 등의 방문자 수도 세무천계보다 크게 적다.

이규옥 교수는 중국 사례와 중구의 상황을 비교하며 “세무천계의 경우 지역 전체를 조성하면서 광장에 만들었기 때문에 인근 건물과 조화롭고 웅장하다는 느낌이 드는 반면 중구의 경우 이미 만들어진 상권에 영상스크린을 설치하는 것이라 조화면에 고민을 더 해야 한다”라고 분석한 뒤 “설치 규모가 작은 만큼 돔 형식으로 조성해 보는 사람들을 힘들지 않게 해야 하고 아기자기한 맛도 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중구의 경우 중심지였던 문화적 특색을 담은 콘텐츠가 시리즈로 더 해지면 보편적인 내용만을 상영하는 외국보다 오히려 더 각광받을 수 있다”며 “외국의 경우 연속성이 적은데 우리는 콘텐츠의 연속성도 갖춘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또 “특히 외국보다 나은 영상스크린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라며 “IT 강국인 만큼 세무천계의 문자송출 콘텐츠를 잘 접목해 영상까지도 보여진다면 최근 젊은이들 사이 유행하는 인증샷도 가능해 소통, 반응하는 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ED 영상스크린을 통해 볼거리가 제공되고, 소통과 반응으로 즐거움이 더해지며 이로 인해 궁극적으로는 지역 상권이 살아나길 바란다”는 이 교수는 “작게는 중구민 크게는 울산시민 모두를 위한 이 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염시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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