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용접일꾼 흐뭇한 비지땀
예비용접일꾼 흐뭇한 비지땀
  • 김정주 기자
  • 승인 2011.08.0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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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력개발센터 2개월 맞춤형교육
조선·자동차·유화 업계 취업률 97%
4일 오후 2시쯤, 여성 예비용접일꾼 7명이 울산시의회 5층 환경복지위원장실 방문을 노크했다. 대부분 주부들이었지만 20대 젊은 여성도 끼어있었다. 오전까지만 해도 이들은 남구 신정동 여성인력개발센터 건물 3층의 특수용접 실습장에서 비지땀 훈련을 용캐 견뎌내고 있었다. 실습현장을 둘러본 이은주 위원장이 오전의 실습실 상황을 묘사했다. “불티가 닿지 않게 용접헬멧에 팔이 긴 보호장구까지 걸친 탓에 땀을 팥죽같이 흘리고 있었어요.”

이번 기수 실습 여성은 모두 22명. 이들이 배우는 기술은 ‘특수’란 수식어가 붙은 CIG용접기술이다. 여성인력개발센터는 지난 2008년부터 자격증 취득이 아닌 실무 위주의 맞춤형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2개월 과정의 실습교육을 마친 여성들에게 곧바로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하루 4시간, 일주일 닷새라는 강행군이지만 실습 여성들은 특유의 끈기와 자부심으로 능히 견뎌낸다.

제일 언니뻘인 김경순(52, 동구 서부동)씨가 말문을 열었다. 1남 2녀가 취직을 했거나 대학교에 다녀 시간적 여유가 좀 생겼다. “아직 건강하니까 고되더라도 해낼 참이에요.”

남미정(41, 중구 다운동)씨도 한마디 거들었다. “용접일은 섬세한 여성들이 더 자신 있게 잘해 낼 수 있을 거예요.” 제일 막내라는 박선화(27, 미혼)씨는 청년실업이 넘치는 시대에 궂은일이라고 외면할 이유가 없어 선뜻 지원했노라 말했다.

용접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임정운 학교장(현대WPS직업전문학교)은 여성들의 강점을 힘주어 말한다. “기업주들은 ‘여성’이란 선입견 때문에 고용을 꺼리는 경향이 있지만 그건 잘못된 인식이라 생각해요. 남성 용접공들에 비해 이직률이 훨씬 낮고 섬세하고 성실한 점을 간판한 사장님들은 오히려 여성일꾼을 더 선호하는 편이죠.”

그런 사실은 수치가 입증하고 있다. 이전 기수까지 여성인력개발센터 특수용접 과정을 거친 여성은 125명으로 이 중 121명이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취업률 97%라는 경이적 기록이다.

초임은 월 150∼200만원 정도지만 숙련도가 깊어지면 200∼250만원으로 올라간다. 3년차에 접어든 초창기 수료생 가운데는 월 400만원 수입이 거뜬한 경우도 있다고 했다. 저선협력업체나 자동차부품업체는 물론 드물게 석유화학업체도 여성 용접일꾼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김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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