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J의 당권 도전
MJ의 당권 도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4.1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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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최고위원의 정치 수순밟기는 7월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직을 추인 받는 과정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이 오는 7월 전당대회에서의 당권도전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6선 의원으로 당 선출직 지도부 5명을 뽑는데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18대 국회개원 후 전당대회를 통한 최고위원직 및 당권 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정치를 하려면 선거에는 꼭 출마해야 하며 선거를 통해 당원들과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해 지난 4.9총선에서의 승리를 본격적인 정치 행보와 연결시킬 것임도 시사했다.

정 최고위원이 28세 때 첫 등원한 이래 6선 의원의 관록을 세워 준 정치적 고향은 울산 동구다. 4.9총선에서 서울 동작을 지역에 출마해 전 통합신당 대통령 후보였던 정동영씨를 압도 할 수 있었던 것도 지금까지의 정치적 기반 덕분이었음을 잊어선 안 된다.

지난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 의원이 입당하면서 받은 최고위원직은 사실상 전략적 차원의 직위부여라고 봐야 한다.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는 당내 불협화음을 중재키 위해 친이, 친박 양 진영으로부터 비켜서 있는 중진급 인물이 필요했고 그 대안으로 선택된 것이 정몽준 의원이었다.

그런 연유로 인해 정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선출되는 데 반대할 세력도 없었고 반발 시기로도 적절치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한나라당 실세이면서도 친이 성향을 지녔던 중진의원들이 낙마한 현 시점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맥을 같이 하면서도 친박 계열과 충돌을 빚은 적이 별로 없었던 정몽준 최고위원이 오히려 박근혜 전 총재 측으로부터 경계의 대상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정 위원의 중도적 입장과 지난 총선에서의 승리가 그의 몸집을 키워 놓고 말았다. 그래서 박 전 총재 측이 당내, 외 친박계열 의원을 통해 견제를 시도할 것으로 짐작된다.

이에 대한 정몽준 최고위원의 정치 수순밟기는 7월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직을 추인 받는 과정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이런 정치 행보를 펼치기 위한 전초 단계를 ‘탈 울산’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주변의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꾸준히 정 최고의 서울 출마를 주장했었다.

서울 동작 을에 정의원이 출마했을 때 혹자는 만약의 경우를 염려해 만류했을지 모르지만 “정치를 하려면 선거를 통해” 정동영 통합 민주당 후보를 제압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국민의 심판을 받아 지난 18대 대선 후보 중 제2인자를 지역구에서 압도했으니 다음 단계는 한나라당 당권도전 과정이 남은 셈이다.

정몽준 최고위원이 당내에 정치적 기반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단점이 반발세력이 없다는 장점과 통하던 시간에 머무르면 곤란하다. 정의원의 진의 여부와 상관없이 한나라당 내의 세력 경쟁은 불가피한 일이다.

정의원이 구체적 언급을 피하면서 현 상태를 당분간 지속시킬 순 있겠지만 결국은 친이 세력의 대안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고 그래서 박 전 총재와의 한판 승부는 필연적이다.

이때 정몽준 의원에게 꼭 필요한 것은 그가 정치적으로 별 무리 없이 성장해 왔기 때문에 별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 바로 결단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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