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김정일은 배가 아프다
지금 김정일은 배가 아프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1.07.1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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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했으니 동계 올림픽 평창 개최 소식을 듣고 북한 김정일의 배가 아니 아플 수가 있겠소? 여기 대한민국의 종북세력(從北勢力) 동무들, 아니 그렇소? 오늘(칼럼을 준비하는 7월 8일) 그 감격을 되새기며 행여 북한이 민족의 성취라고 축하하는 통신문이라도 있을까 중앙일간지들을 분석했는데 축하 비슷한 논평도 없었다. 외신에서도 없었다. 해서 잔칫집에서 곡 하는 격으로 하나만 짚어본다. 즉, 이번에도 탈락했으면 어떠했을 것인가를 상상해보는 것이다. 그들은 그럴 줄 알았다고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우선 내년 선거를 계산한 대한민국의 정치꾼들은 전혀 다른 으름장을 늘어놓으며 자기들이 추진했으면 되었을 것이라는 맹랑한 소리를 했을 것이다. ‘꿈과 희망’의 새 지평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는데, 이게 뭡니까? 그게 그 소리 아닙니까? 꿈을 꾸는 것은 희망을 갖는 것인데 낱말만 약간 다를 뿐 같은 내용이라고 의미 분석을 했을 것이다. 슬로건을 ‘평화와 통일’이라고 했어야 한다고 주장했을 것 같다. 덧붙여 미 제국주의 속에서 성장한 조국의 젊은이를 부끄럽지도 않은지 세계인들 앞에 세워놓고 구걸을 하다니 자존심도 없느냐 했을 것이다. 오히려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금강산이나 영변, 아니면 평창과 발음이 비슷한 평양으로 하며, 남북이 공동 개최하면 겨울철 부족한 눈 걱정도 덜고 남북의 평화통일과 핵개발의 오해를 불식시키는 방편도 되어 좋았을 것이라고 했을 것이다.

더구나 김연아의 검정 옷은 패션이 어떻다고 하더라도 초상집에 문상 갈 때 입는 검정 색깔이 결정적 문제였다고 트집을 잡았을 것이다. 더구나 검찰총장이 사직서를 제출하도록 국내의 살림은 방치해두고 동부인하여 며칠씩 출타했으니 직무유기감이라며 핏대를 올렸을 것이다. 전(前) 모 대통령의 동부인 외국방문 회수(역대 최고)는 은근히 감추어버렸을 것이다. 그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 미국에 한 번도 가지 않았던 것을 자신의 주체의식의 발로(發露)라고 궤변을 늘어놓은 일이 있다. 기업체 총수의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은 빈민 국이 많은 아프리카 정서에는 맞지 않는다고도 했을 것이다. 오히려 특정 단체의 간부들이 헐벗고 배고픈 자세로 투쟁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아프리카 내란을 일으키는 부족들의 행태로 머리띠를 두르고 두 주먹 불끈 쥐며 외쳤으면 성공했을 것이라고 분개했을 것이다. 특히 북한 노동당의 지원을 받아 불바다 위협은 없을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북한 노동당 대표도 참석하였으면 알카에다까지 평화조약으로 화답해주었을 것이라는 억지를 무책임하게 떠벌였을 것이다. 국가 행정 위계로 보아 대통령이 앞 장 섰으면 다음은 도지사인데 도지사의 활동이 나타나지 않아서 탈락했을 것이라는 막무가내의 주장까지 했을 것이다.

은사 고 윤태림 교수(서울사대 교수, 두 개 대학의 총장 역임)는 학과 신입생을 위한 첫 시간에는 빠트리지 않고 한국인의 심사(心思)에서 고쳐야 할 것 하나를 지적하였다. 남의 슬픈 일에 위선적인 동정보다는 아는 사람의 기쁜 일에 진정어린 축하를 할 줄 알아야 된다고 하였다. 이 말은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픈 것을 고쳐 진정으로 기뻐해주는 태도를 길러야 한다는 가르침이었다. 그때의 제자들 대부분은 이 말씀을 새겨듣고 졸업 후 돌아가실 때까지 약 30년 동안 일 년에 한 번 11월 17일 17시 서울역 대합실에 모였다가 선생님과 저녁을 먹고 안부를 묻고 헤어지곤 했다. 그 모임에 개근상을 받은 사람이 정치가 김근태의 형 소설가 고 김국태이다. 국태가 살아있으면 분명히 내 상상에 칭찬을 보내며 김정일이 배가 아파 할 것이라고 동조했을 것이다.

얼마 전에 힘깨나 쓰는 사람들과 골프를 치는데 한 사람이 드라이브를 너무 잘 쳐서 우리 같은 사람은 부끄러웠다. 어느 홀에서 그 사람이 예의 드라이버를 호쾌하게 쳤다. 이것을 보고 돋보기는 바로 옆에서 갑자기 배를 움켜잡고 배가 아프다고 하였다. 모두들 놀라며 잠시 멈칫했고, 도우미는 경기 진행실로 무전을 하였다. 돋보기는 무전 그만 두라며 한마디 하였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픈 법이여. 저 공 보여?’

박문태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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