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조형유물을 보며 11
신라의 조형유물을 보며 11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4.10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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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조상(彫像)들 ⑥

세계 3대 미항인 ‘리우데자네이루’시의 그리스도상이 지구 남반부의 거대조상으로 구름 위에 있다. 1931년 브라질 독립 100주년 기념 상징물인 이 조상은 대주교가 주도한 신도 기부금으로 5년 만에 완성됐다.

리우의 산림국립공원 코르코바도 바위산 정상에 세워진 이 조상은 높이가 38m 무게는 1천145톤이며, 미국의 자유여신상 내부처럼 이곳에도 15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서 천해도시 전체가 경관이 된다.

건축 벽면 내외의 거푸집처럼 점토 원형의 석고 틀 안에 시멘트 주입으로 성형된 조상 둘레 벽의 내부는 원통형 공간이어서 전망대까지 출입을 할 수 있다. 조상의 외장은 활석 연마판재의 모자이크시공이나, 접착력이 약한 일부 석판이 풍화작용 때문에 떨어지므로 근년에야 실리콘 방수 석재로 보존처리 했다.

브라질의 정신적 지주라 할 수 있는 이 그리스도상은 두 팔을 편 직립자세의 †형이다. 희망과 행복을 찾는 모두를 포용하려는 듯이 활짝 벌린 두 팔의 28m 너비는 사랑의 폭(幅)으로 상징된다.

710m 코르코바도산의 우뚝한 암봉은 원추형의 자연 대좌이며, 그 위의 그리스도상은 기하직선으로 구성돼 태양광이나 인위의 광선에 따라 뚜렷한 실루엣으로 표상하기 때문에 도시를 굽어 살피는 모습이 리우시의 어디에서나 보인다.

그리하여 시시각각으로 흐르는 산허리 구름 위의 그리스도상은 천국으로 상승 혹은 하강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또한 야간에는 활석표면 광택에 생기는 신비한 색상으로 밤하늘의 기적 같은 묘한 분위기를 발산한다. 그래서 축복받은 도시 리우시의 그리스도상을 보지 못했다면 실로 헛되기 관광일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서술한 거대조상조형물들이 건립된 장소가 조상의 거대성을 더욱 효과적으로 표출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만큼 거대조상은 장소와 공간 여건, 조성 자금과 작가 선정 등을 고려한 결과물이기 때문에 불후하게 존립되는 것이다.

작고한 경주의 김만술 조각가는 김유신 장군 기마동상, 대구에 홍의장군 곽 재우 기마동상 등을 국가 수준급으로 제작한 한국 현대조각의 선구자이다. 30년 전, 70대 연세로 추진하던 신라불교 발흥의 기적을 보인 이차돈 조상 건립 계획이 무산돼버렸다.

그 원인은 결국 조성 자금의 문제이지만 이와 관계되는 불국사 주위 장소의 부적합성도 문제였다.

불국사 주변 장소는 400m의 토함산을 바로 등진 100m 조형물이 과연 기대하는 거대한 효과를 표출할 수 있을까? 또한 불국사와 조상, 두 조형물의 의미 연결과 조형성이 조화를 이룰 수가 있을 것인가? 등의 문제점을 내포한다.

그리고 이 거대조상을 다른 장소에 건립하면 경주에 또 하나의 관광코스가 마련될 수 있는 점들에 관한 당시 조수였던 필자의 지적도 있었다.

이외 여러 가지의 요인 때문에 막대한 예산의 부담자인 경주시가 건립을 포기했고, 주출자인 불국사가 사찰 이외의 장소에는 투자할 리가 없었을 것이다.

이 계획이 물거품 되어서 스승에게 일말의 죄스러움을 넘어 이제는 한으로 남았다. 왜냐하면 해외 관광에서 본 거대 조형물들 때문에 혼미해져서, 우리 조형물의 진가를 모르며 알려고도 하지 않고, 격하하는 현실성 때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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