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를 확실하게 하자
자기소개를 확실하게 하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1.06.28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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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 직원들을 모아놓고 회사의 이익에 반대되는 주장을 한 뒤 한마디 한다.

“지금 내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왼 쪽에, 반대하는 사람은 오른 쪽에 서 봐요.”

그러자 눈치 빠른 전무가 왼 쪽에 섰고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눈치만 보다가 전무 뒤에 일렬로 섰다. 그런데 단 한 사람 신입사원 박철수군만은 오른 쪽에 서는 게 아닌가? 참으로 대견한 친구로구나 생각하곤 이유를 묻는다.

“자네야말로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야. 근데 오른 쪽에 선 이유를 말해보게.”

“우리 집 사람이 사람 많이 가는 곳에 어울리지 말라고 했어요.”

무슨 맛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고 무슨 재미로 회사를 경영할지 그 사장이 불쌍하다. 우르르 따라서 모이는 줄서기 문화가 조직을 망친다. 더군다나 신입사원조차도 회사의 분위기에 동승해 눈치만 보고 색깔을 스스로 맞추는 모습은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퇴출해야할 구시대의 유물일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붕어빵표 자기소개 모습이다.

“에 지금부터 신입사원들의 자기 소개시간이 있겠습니다. 맨 앞 사람부터…”

“이름은 김아무개 A대학 전자과를 나오고 26세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이름은 이아무개 B대학 경영학과를 나오고 27세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同 同 同 同 同 ……

한 사람이 이름과 전공, 혹은 이름과 나이를 말하면 수십명이 똑같이 반복한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마치 복제인간들을 만나는 기분이다. 이게 우리의 자기소개 그림이다. 다시 생각해보라. 소개를 하는 목적은 자기를 각인시키는 데 있다. 사람들은 나 아닌 남을 마음에 담거나 기억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똑같이 해선 누가누군지 기억이 되질 않는다.

하여 21세기형 자기소개의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 자신을 사람들의 머릿속에 확실히 기억시키란 것이다. 그러자면 조금 유별나게 할 필요가 있다. 내 이름을 기억시키는 방법 중 하나가 있다.

“전 김진배입니다. 받침을 빼면 기지배가 되지요.”

요즘 자기소개 시간에 마술을 보여주기도 하고, 개인기를 보여주는 젊은이도 있다. 자신의 엉뚱한 특기를 보여주기도 한다.

“술이라면 자신 있습니다. 오늘 저와 겨룰 분 계십니까?” 이렇게 나가면 확실히 사람들 뇌리에 각인될 것이다.

다음은 자기가 이 조직에 왜 필요한 사람인지 분명히 밝히는 게 중요하다. 단순히 엉뚱하기만 한 사람이 아니라 회사나 팀, 조직에 꼭 필요한 사람이란 점을 보여준다면 자기소개로 손색이 없다.

“우리 회사가 목표년도까지 경쟁사를 물리치고 매출 1위를 탈환하는 데 꼭 필요한 존재가 되겠습니다.”

“우리 사업부의 가장 절실한 문제가 일치단결이란 말 들었습니다. 화합이라면 제가 바로 화합김 아닙니까. 우리 팀 똘똘 뭉치는 데 한 몸 바쳐 본드 역할을 하렵니다.”

감성 시대에 맞게 감동적이고 감성적인 소개도 점수를 딸 수 있다.

“신입사원 연수기간 동안 가족이상으로 소중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제가 지쳐 낙오되었을 때 여기 있는 김오성씨는 자신의 감점을 아랑곳하지 않고 저를 일으켜 세우고 같이 행군해주었습니다. 군에 전우애가 있다면 경쟁 사회에서도 동료애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희생하는 정신이야말로 제가 배운 것입니다.”

숱한 사람과 만나는 그 짧은 순간, 자신을 기억시키느냐 못 시키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를 판명난다. 확실한 자기소개를 준비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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