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이 오판하지 않게 하려면
김정일이 오판하지 않게 하려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1.06.23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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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부터 잘 못한 것이 있으면 정직하게 용서와 이해를 구해야 한다. 지난 17일자 칼럼, ‘귀신에 씌었다’에서 냉 콩국수 두 그릇 값을 2만원이라고 쓴 잘 못이다. 1만원이다.

돋보기 칼럼이 일간지 언론에 나오는 글이므로 여론을 형성하는 일종의 권력을 갖고 있다. 권력도 여러 가지 있지만 돋보기의 권력은 있으나마나 한 것이어서 인정해주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활자화되면 지울 수 없는 기록으로 남아버리기 때문에 잘못을 바로 잡는다.

특히 필자에 대한 편견, 시인과 소설가에게도 해당되는 선입견으로 평소에는 읽어보지도 않던 사람이 돋보기 칼럼 내용을 소문으로 듣고, 이런 냉콩국수값 계산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언론이라는 권력을 휘두르며 횡포를 부린다고 입에 침을 튀기면 할 말이 없다.

그래서 이렇게 잘 못을 밝히면서 마침 6.25를 맞이하며 새롭게 다짐을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권력 있는 사람들부터 솔직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으면 김정일이 오판하지 않는다.

대학생들의 반값 등록금 시위와 정치꾼들의 노림수를 보면서 유권자, 독자 여러분에게 김정일의 선동에 속지 않는 방향의 하나로 지금 대학이 어떠한 곳인가 살펴보기를 부탁한다.

구체적 대안(代案)없이 막연한 말로, 1)등록금 책정에 관한 체계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2)재단전입금 시행에 관한 법률적 처방이 있어야 한다. 3)대학이 너무 많으니 줄여야 한다. 4)특성화 시키는 정책개발이 필요하다. 5)등록금 적립의 한도를 법으로 정해야 한다. 6) 장학금을 놀려라 등등은 우리를 짜증나게 하는 부분이 너무 많다. 이외에도 몇 가지 더 있으나 전공영역이 아니어서 삼간다.

필자는 모 대학의 교양과목, ‘정신건강’ 강의를 약 15년 동안 하면서 수강신청 변경 첫날에 1)고등학교 때처럼 지정좌석제(대리출석을 못함), 결석 5회시 공개 F학점 2)대학한자연습(152쪽)을 학기말 고사 때까지 써서 제출해야함. 정신건강의 훈련으로 끈기와 참을성 기르기가 과제의 목적임을 분명히 함(한자를 익히는 것은 부수적인 이득임을 이해시킴). 특히 주의를 주는 것은 한자쓰기를 완수하여 제출하지 않으면 학점을 줄 수 없다고 강조하고, 학기 중간에 탈락자를 예방하기 위하여 얼마나 쓰고 있나 개별적으로 확인함. 3)매 시간 강의 20분 전에 교재를 읽고 자기 의견을 써왔는지 출석부에 체크함(이 교재는 국내에 이 대학에만 있음. 대학생들이 교양과목의 교재를 너무 읽어오지 않기 때문에 교육적 목적으로 개발한 것임). 4)학기말 고사 100문제(O,X) 중, 60문제도 맞히지 못하면 F학점 등등을 밝히고, 이에 도전할 의욕이 있는 사람만 수강하고 자신이 없으면 다른 과목으로 변경하라고 주의를 줌. 이번 봄 학기에 두 개 반, 189명이 수강했다. 10명이 5회 이상 결석으로, 17명이 한자쓰기 미완성으로 F학점을 받았다. 기말고사는 모두 합격했다.

지금 대학생 중에는 이런 학생도 있다. 한자쓰기를 해오지 않은 학생이 어떻게 해 주겠지의 억지를 갖고 시험 보려는 교실로 들어왔다. 필자는 시험 보게 허락하면 다른 학생들에게 ‘불공평’하기 때문에 안 된다고 확인하며 다른 학생들이 시험을 보아야 하니까 교실에서 나가라고 하였다. 나가지 않아 큰 소리로 말했던 것 같다. 다른 학생들이 잘 기억할 것이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주 금요일에 한자를 다 써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저리 꺼져’라는 당신의 말을 듣고 ‘저리’ 꺼졌던 학생입니다. 물론 해야 할 과제를 다 하지 않은 제 잘 못이 크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충분히 다른 말로도 저를 꾸짖을 수 있으셨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학기에도 정신건강 강의를 하게 되신다면 제발 다른 학생에게는 ‘꺼져’라는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교수님의 말 한마디에 엄청난 상처를 받았고 수업시간 내내 눈물을 흘렸습니다. 당신에게 받는 성적, 더러워서 받지 않겠습니다. 당신은 제 인생 최악의 교수였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테구요. 수고하세요.’

김정일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이럴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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