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鬼神)에 씌였다
귀신(鬼神)에 씌였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1.06.16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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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때의 맨 정신(의식상태,常態)으로는 전혀 생각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르거나 당했을 때, 우리는 내가 귀신에 씌였지 그럴 수 있었느냐고 한다.

이런 일을 두고 정신분석학자 프로이드는 ‘무의식적 행동’이라고 한다. 프로이드가 ‘무의식(無意識, unconscious)’을 유명하게 한 배경에는 보통 사람들이 궁금해 하면서도 그냥 지나치는 꿈을 그럴듯하게 해석한 데 있다.

그의 연구 ‘꿈의 분석’에서 꿈꾸는 행동이 무의식 상태(狀態)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무의식은 본래 한 사람의 성격(personality)을 역동적 관점에서 다루는 기본 틀에서 그 사람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하나의 요소로 이해한다. 한 예로, 말이 헛나가는 경우(slip of the tongue), 이 말(낱말 또는 짧은 문장)은 무의식에 억압되어있던 그 사람의 욕망(wish)이 자신도 모르게 의식으로 튀어나온 것이라는 해석이다.

‘욱’하는 성격에 입 밖으로 욕지거리가 뛰어나왔다든가, 어른 앞에서 습관성 ‘X발’ 등을 뱉어 내는 것이 무의식에 억압되어있던 어떤 욕망이 분출되는 성격적인 것이라고 해석한다. 교육학적으로는 가정교육을 잘 못 받아서, 더 심하게는 전혀 받지 않아서 이런 막무가내의 행동을 하게 되었다고 본다. 지금은 이런 식의 정신분석이론보다는 가정에서 부모가 어떻게 행동을 보여주어야 할지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신분석이론을 실제의 인간행동에 적용하지 않는다.

여기 귀신에 씌인 사람의 안타까운, 속에 열 불나는 이야기를 소개하며 우리 다 같이 예방에 힘쓰도록 한다.

남구 무거동의 울산과학대학교 후문 근처에 ‘고향 손칼국수(247-0776)’ 집이 있다. 이 집에 손님이 뜸한 저녁 7시 40분경에 냉콩국수 두 그릇(2만원)을 배달해 달라는 전화가 왔다. 주인아주머니 혼자서 음식하고, 홀 서빙 하기 때문에 본래 배달하는 사람이 없는 집이었다. 이것을 익히 알고 있었다는 듯이 바로 20미터도 안 되는 세 집 건너 옆집 가게니까 잠깐 왔다 가라고, 즉 배달해 달라는 간청이었다.

귀신에 씌었지, ‘미안하지만 와서 잡숫고 가세요, 가게 볼 사람이 없어요.’라는 말을 못하였다. 알았다고 대답하고 마침 홀에 손님도 없어서 냉콩국수를 잘 만들어 그 가게로 갔었다. 그러나 그 가게 주인은 여자였고, 냉콩국수 시킨 일이 없다고 하였다.

그때야 아차하면서 황급히 가게로 돌아와 바로 카운터도 없는 음료수냉장고 뒤로 돌아갔다. 아침에 들고 나왔던 손가방이 눈에 안보였다. 손이 덜덜 떨려 여기저기 찾아볼 수도 없었다. 혹시 집에다 두고 나왔나 알아보려고 가게 전화로 핸드폰 전화를 걸어보았다. 전원이 꺼져 있었다. 가게 전화기를 그냥 들고 있기가 소름이 끼쳐 그냥 던지다시피 내려놓았다.

그 도둑놈, 사기꾼이 이 전화로 배달을 시켰기 때문이다. 그럴 리가 있나? 충전이 모자라는 일은 있어도 전원을 꺼놓는 일은 여지 것 한 번도 없었다. 돋보기가 아주머니와 함께 상황분석을 하였다. 가게 가로질러 건너편에 ‘전골공원’이 있고, 그 옆에는 공중전화대 세대가 있다. 이 공중전화나 자기 핸드폰으로 가게 간판 밑에 있는 전화로 걸었음에 틀림이 없었다. 아주머니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전화를 한 것이다.

그래서 아주머니가 배달 나가자마자 가게로 들어와 도둑질을 한 것이다. 그 손가방 안에는 주민등록증도 있었고 얼마간의 현금도 있었다. 물론 카드로 있었다. 바로 후속조치를 취하여 현금 외에는 크게 손해 보지 않았으나 주민등록증이 돌아오지 않아 다시 사진 찍어 발급 받기로 했다.

돋보기의 상담, ‘아주머니, 이런 이야기는 가족은 물론 이웃 친지들에게도 자꾸 이야기해야 그 충격을 뱉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주문한 사람의 핸드폰 번호를 물어서 그 번호로 다시 확인 전화를 걸고 배달을 가야 합니다. 아셨죠?’ 이것이 최신판 예방책이다.

음식점 배달하는 가게에서는 가게 전화를 핸드폰으로 해놓던지, 이렇게 확인전화를 하던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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