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화》 울산대학교에서 한림대학교로
《제107화》 울산대학교에서 한림대학교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1.05.1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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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울산대학교 총장으로서 8년간 봉직하고, 다음으로 한림대학교로 옮겨 3년간 총장직을 수행했다. 울산대학교에서 두 번째의 임기를 마치고 떠날 때,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간곡한 만류가 있었지만 나는 예의를 갖추어 사양하였다.

‘제가 울산대학교에서 한 번 더, 예, 세 번째 총장직을 맡아서 일을 하게 되면 대학에 예기치 못한 일로 내분이 생깁니다. 지난 총장 직선제 선출 과정에서도 저의 뜻을 학내의 여러 교직원에게 발표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총장이 신의 없는 사람이 되면 일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이런 사의가 있기 오래 전에, 그러니까 약 10개월 전에 한림대학교 쪽으로부터 제의가 있었다. 당시 현승종 한림과학원 원장과 정범모 한림대학교 총장이 조용히 만나자는 연락을 해 왔을 때, 두 분께서는 내가 울산대학교 총장 임기를 마치면 한림대학 총장으로 올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핵심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의 어떤 약속이 있어서 계속 연임해야 할 것 아닌가의 확인이었다. 그때 나는 강원대학교의 추억과 춘천과의 정 때문에서라도 용기를 내어 한림대학교의 도약을 꿈꾸었다. 과거 내가 추진했던 여러 과제에서의 혁신적 업무 추진 궤적(軌跡)이 꿈틀거리는 것이었다. 기꺼이 한림대학교로 가기로 약속하였다. 이와 유사한 인사문제가 항상 그렇듯이 윤 이사장이 한림대학교의 교수협의회와 직·간접적인 협의를 마칠 때까지 말을 조심하기로 약속을 하였다. 당시 총장에 관한 인사문제는 교수에 의한 총장 직선제도가 국내 사립대학에서 일반적으로 시행되고 있었지만 한림대를 비롯한 소수의 사립대학에서는 재단에서 직접 임명하고 있었다.

나는 1996년 2월 말로 울산대학교를 떠나 3월 2일부로 한림대학교에 취임했다. 한림대학의 윤덕선 이사장은 인생관과 교육관이 뚜렷하고 확고한 분 같았다. 나는 재단 이사장이 어떠한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계신지 분명히 알고 싶었다. 그것이 총장으로서 대학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마침 그동안 새 총장 물색과 임명 때문에 쌓였던 피로를 풀 겸 온 가족이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기로 되어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20여 가지의 질문을 정리하여 이사장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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