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4월 9일, 꼭 투표에 참여해야
내일은 4월 9일, 꼭 투표에 참여해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4.07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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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옛날, 한 55년 전, 당시의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에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의 주제로 국민에게 교훈이 될 글이 실렸었다.

간단한 내용은, 원님이 커다란 장독을 고을의 빈 터에 놓아두고 집집마다 담가 놓은 술을 한 바가지씩 밤 새 부어 넣으라고 한 뒤, 다음 날 장독을 살폈더니 모두 물만 채워졌더라는 것이다. 모두들, ‘나 하나 술 대신 물 한 바가지 쏟아 부어도 괜찮겠지’하며 물을 부었던 것이다.

이 장면이 내일 투표에 딱 들어맞는다. ‘밤 사이에 술을 부어 넣으라’는 것은 비밀투표에 해당되고, ‘나 하나 물을 부어도 괜찮겠지’는 나 하나 투표하지 않고 놀러가도 무슨 표시가 나겠느냐는 것과 같다.

55년 전 당시에는 국회의원 선거가 아니라 공중도덕 지키기에서 ‘길가에 쓰레기를 나 하나 버린다고 온 동네가 더럽혀지나’의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자는 것이었다. 물론 지금도 울산의 쓰레기 투기는 전국적으로 손꼽을 정도일 것 같다. 이 때문에 본보의 ‘삶의 질을 높이자’ 캠페인 첫 번째가 깨끗한 시가지 조성이다.

정확한 통계분석 자료가 없어서 단언할 수 없지만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 하나는 신정 4동의 월평초등학교 사례이다. 내 동네의 월평초등학교는 내 자식과 내 이웃의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이다. 이 학교 담장 너머로 각 가정에서 쓰레기를 던져버리는 것이다. 학교의 교장, 교감이 이 쓰레기를 치우느라고 애를 먹는다. ‘나 하나쯤이야’가 교육을 이렇게 만들고 있다. 정치도 이렇게 될 수 있다.

내일 국회의원 선거가 이와 같다. 우리 동네는 여러 당과 무소속 입후보자들이 경합하는 곳이 아니니까 ‘나 하나쯤 빠져도 괜찮겠지’ 하면 안 된다.

오히려 ‘내가 빠지면 큰 일 난다’고 생각하며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지금의 세계정세는 우리의 국회의원이 투표율 30%에서 당선되고 떨어지는 무관심으로 대처할 때가 아니다.

외국(북한 포함)의 정책분석가들은 주식시장을 분석하듯이 한국 국민의 정치의식 수준을 분석하여 대한(對韓)수출전략(핵보유 전략)을 구상한다. 석유 값을 인상하는 것도 세계 여러 나라의 소비자 수준을 고려하여 결정한다. 종교적 자존심 하나만으로 무작정 석유 값을 올리던 시대는 지났다.

다른 어느 때보다 이번 총선에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이명박 대통령 임기와 같이 가는 국회의원 임기이다. 정책 시행의 안정을 요구하는 여당이나 독선적 정치행동의 견제가 필요하다는 야당이나 국민들이 깨끗한 투표로 판단해줄 일이다.

물론 투표 결과를 국회의원들이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는 전제 조건이 국민들의 투표율이다. 유권자 5만 명에서 20% 투표율(1만 명), 득표율 20%(2천명)로 당선된다면, 유권자의 잠재적 4만 8천명은 무관심하거나, 반대한다는 것이 된다. 당선자가 이것을 반성의 자료로 삼을 것인가?

정치, 권력욕은 인간이 본능적으로 갖는 성질이다. 유권자들이 보는 데서 말로만 겸허히 받아들일 뿐 화장실에 가서는 ‘거시기’ 할 것이다. 권력욕은 본능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꼭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정치가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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