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조형유물을 보며 10
신라의 조형유물을 보며 10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4.0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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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조상(彫像)들 ⑤
거대조상(彫像)들 ⑤

노르웨이의 세계적인 조각가 빈겔만 조각공원의 거대 조각상은 같은 북반구 러시아의 조국애 강조와는 다르다. 한대 민족의 윤회적인 생로병사와 희노애락을 절실하고 생생하게 표현했으며, 인체 세부를 생략했으나 바이킹 골격을 명료하게 표출한 군상들로 조각공원을 이뤘다.

오슬로 시 당국은 그의 작품 제작을 전폭 지원하고, 모든 작품의 야외 전시를 위한 대공원을 조성하였다. 빈겔만은 공원을 직접 설계하여 전 생애의 작품들과 이 조각공원을 위하여 특별 제작한 석재, 주조의 조소작품들을 테마별로 설치했다.

7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이 조각공원을 찾아 세계 도처에서 수많은 관람객이 몰려든다. 짐작컨대 우리의 관람자도 다수일 것이다. 아마도 오슬로 시는 공원 조성비를 벌써 회수했을 것이고, 관광객 증가로 관람 수입과 더하여지는 유명세는 이 조각공원을 세계문화유산으로 건재하게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목포의 조각공원이 효시가 되어 개인이나 시, 또는 국가차원으로 조각공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시(市)가 출자할 경우, 무료나 유료의 조각공원이 도시환경과 시민정서, 그리고 관광자원 명목으로 조성되며, 그 도시 또는 전국이나 국제적인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한다.

현재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조각공원의 창작품이 각개의 작품마다 내용과 형식, 재질의 아름다움이 다르다. 그런데, 내용은 거의가 현대성이고, 형식 또한 기하적인 구상과 비구상 주류가 공통적인 조각공원이다.

그래서인지 비교적 대규모로 조성한 제주도 조각공원을 제외하고는 유지 발전이 실패 직전의 상태이다. 왜냐하면 어디에서나 보게 되는 동일성의 조각공원이 그 식상감 때문에 점차 외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제의 외도에는 수많은 주말 관광객이 법석을 이루지만 대부분은 섬의 조각공원을 찾기 위해서 유람선을 승선하지는 않았다. 유람 코스에 있는 조각상을 그냥 스쳐갈 뿐이다. 그런 맥락에서 88올림픽조각공원은 애초부터 한적하기가 그지없었다. 도시에 별다른 관광자원이 없어서 그 일환으로 조각공원을 조성한다면, 시민 이외 그 누가 찾을 것이며, 관광수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이제는 대부분의 조각공원이 도시환경의 일부공간으로서 본래 목적인 시민 휴식처로 탈바꿈하고 있다.

산업수도인 울산에 조각공원은 필요하지만, 적잖은 조성 예산이 부담되는 별개의 조각공원은 불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울산의 대공원과 호수공원 산책로에 4, 5점씩 작품 군락을 여러 군데에 조성하면 공원 자체로도 필요한 시설물이 되고 비용도 절감되리라고 본다.

그리하여 수준 높은 조각품들의 볼거리로 정서함양과 문화 품격의 향상을 지향하는 시민공원이 되길 기대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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