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한우물 파서 판매CEO 됐죠”
“30년 한우물 파서 판매CEO 됐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1.03.0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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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수백억어치 팔아 25년간 평균판매실적 전국 1위
수백대1 경쟁뚫고 삼성전자 울산 기업특직판 대표 올라
▲ 1983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25년간 평균판매실적 전국1위를 기록하던 송해숙씨는 올 1월 울산에 처음으로 문을 연 삼성전자 기업특직판 전문점 CEO가 됐다. 최영근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1월 울산에서 전자제품을 대량으로 구입하는 기업이나 호텔 등과 거래하는 기업특직판 전문점을 내면서 그 대표로 여성을 선택했다. 높은 경쟁을 뚫고 대표가 된 송해숙(51·사진)씨는 1983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30년간 삼성전자에서만 한 우물을 팠다.

기업특직판 전문점(Business To Business=B2B)은 일반 개인 소비자를 상대하지 않고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한해 매출액이 대규모이기 때문에 허가과정이 까다로워 현재까지 전국 지자체별로 23개만 허가된 상태다.

-B2B 허가 받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데 어떻게 받았나.

“삼성전자 임원진으로부터 신뢰를 받은 결과다. 25년간 평균판매실적을 기준으로 전국 1위다. SK가 큰 힘이 돼 줬다. 안전 무재해 기념선물을 사원에게 제공할 때 수백억원에 이르는 삼성전자 제품을 구매해줬다. 회사의 브랜드 가치에 대한 사회의 신뢰도 한몫했다. 수석 판매그룹장 시절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모습도 삼성전자 임원진들에게 감명을 줬다고 하더라.”

송 대표가 외부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바람에 인터뷰가 중간 중간 단절됐다. 하루에 200통 이상 통화한다고 했다. B2B는 주로 대규모 납품을 하기 때문에 전화 상담이 제1단계다.

-왜 그리 바쁜가.

“1월 25일 오픈 한 이래 아직 체계가 잡히지 않아 직접 뛰어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직원도 더 채용하고 조직도 세분화해 갖출 생각이다.”

-바쁜 만큼 결실이 있는가.

“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주로 전화 판매다. 직접 방문은 거의 하지 않는다. 대신 설비가 시작되면 공정엔 철저하다. 또 사후 서비스를 통해 철저하게 신뢰를 쌓는다. 우리 회사와 연결돼 있는 에어컨 설치업체만 20개가 넘는다. 일단 주문이 들어오면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를 걸고 일해야 한다. 일일이 확인하고 연결하는데 전화를 사용하니 전화통에 불이 난다.”

-여성으로 사업하는데 벽은 느끼지 않나.

“전혀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여성적 장점을 발휘하면 도움이 된다. 남성들에 비해 여성들이 훨씬 더 정확하고 믿을 만하다. 삼성전자의 판매사원 절대 다수가 여성인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남성들은 술 먹고, 담배 피우느라 시간을 소비하고 약속을 제대로 이행치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 않나.”

송 대표도 술은 조금 한다. 그러나 사업과 관련해선 절대 술을 마시지 않는다. 회사 브랜드와 직결된 문제기 때문이다. 남성들이 간혹 하듯이 술을 마시면서 납기일이나 납품 단가를 적당히 조절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한다. 대신 철두철미한 일 마무리로 신뢰를 쌓는다.

-그렇게 철저하기 때문에 여성들이 따돌림 당하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일은 철두철미하게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여성들이 남성보다 낫다. 제조업의 경우는 예외이겠지만 실제로 관리직은 여성들이 일을 더 잘 한다. 남성 3명 몫을 여성 2명이 거뜬히 해 낸다. 따라서 비용효율적인 면에서도 여성이 더 뛰어나다. 우리사회도 이제 남성위주의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여성들은 일자리 창출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능력 위주로 채용하는 국가정책이 확고해져야 한다. 겉으론 보장되고 있는 것 같지만 출산과 보육 등 실질적 장애 요인은 여전하다. 그러나 여성들 스스로의 자세도 갖춰야 한다. 보육, 출산과 직장 생활을 병행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도 필요하다.”

송 대표는 삼성전자 울산 B2B도 관리직, 영업직은 대부분 여성사원으로 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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