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중을 사로잡는 유머 스피치
청중을 사로잡는 유머 스피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1.03.03 2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금은 유명 화술전문가인 선배강사가 젊은 시절에 겪은 일이다.

사람들에게 ‘스피치’를 배우라고 설득했더니 엉뚱한 대답을 하더란다.

“우리 집에서도 스피치 기르는디유.”

하지만 지금은 스피치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요새 마이크 한 번 안 잡아 본 사람은 거의 없다. 주례, 강의, 조회, 미팅, 교육, 사회, 회식자리에서 우리는 스피치를 한다. 스피치란 여러 사람 앞에서 조리있게 말하는 것이다.

스피치에 주의사항이 있다. 주제가 분명해야하고 전체가 한 가지 주제로 통일돼있어야하며 단순할수록 좋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유머 한 마디는 물론 필수다. 한가지씩 살펴보자.

첫째, 주제가 분명해야한다.

스피치를 듣다보면 연설주제가 애매모호해지는 경우가 있다. 사회의 책임자가 그린벨트를 유지하자는 것인지 보존해야 한다는 것인지, 구조조정을 한다는 것인지 만다는 것인지 애매하게 표현한다면 정치적 외교적 수사는 될지언정 올바를 스피치를 했다고는 말할 수 없으리라.

“내가 자기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을 의심할 사람이 존재하리라고 볼 수 는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봐 줄 수 없다고는 안하겠지? 자기야?”

사랑하는 사이인지 사랑이 식은 사이인지 몹시 헷갈리게 만드는 이런 표현은 연인끼리의 말장난은 될지언정 공식적인 스피치에서는 곤란하다.

둘째, 한 번에 한가지만 말하라.

화술을 연구하고 가르치다보니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한다. 아직 스피치 경험이 일천한 초보자일수록 한 번에 여러 가지를 말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서 외교와 인터넷까지 총망라해서 언급한다. 이래서야 청중이 좋아할 리 없다.

예전에 길을 가다 문득 보았던 음식점이 생각난다. 전부해서 서너평짜리 조그만 식당에 메뉴판을 보니 취급 요리가 20가지가 넘는다. 만두국, 감자탕, 내장탕, 설렁탕, 소머리국밥, 백반, 된장찌개, 김치찌개, 부대찌개, 섞어찌개, 우렁된장국, 산채백반 떡 만두, 비빔밥, 우동, 돈까스, 오무라이스, 짜장밥, 떡볶기, 김밥, 라면, 도가니탕에 칡냉면까지 다양하다. 음식이고 연설이고 많다고 좋은 건 아니다.

“사랑에 이르는 길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라고 하면 좋을 것을

“애정을 도출하기 위한 제 방법론 고찰이란 주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라고 한다. 아는게 병이다.

마지막으로 유머를 삽입하라.

유머는 주제와 매치되는 걸 준비하는 게 필수다.

1. 아홉명의 자식을 세자로 줄이면?

아이구 (가정, 자녀 주제)

2. 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폭포는?

나이야가라폭포 (노인 주제)

3. 절대로 울면 안 되는 날은?

중국집 쉬는날 (식사 주제)

4.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피는?

카다피 (정치 주제)

5. 우리나라에서 제일 잠이 많은 연예인은? 이미자 (휴식, 연예인 주제)

자연스러운 유머연결이 유머스피치 성공의 열쇠다. 지금은 스피치 전성시대다. 이왕 마이크를 잡을 바엔 철저히 훈련해서 멋지게 실력을 발휘해 보자.

< 김진배 김진배유머센터 원장 >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