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장서 따뜻한 차 한 잔 아쉬웠다
투표장서 따뜻한 차 한 잔 아쉬웠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7.12.1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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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19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교육감 재선거가 실시됐다. 이른 아침부터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투표소마다 분위기도 제각각이었다.

투표소로 지정된 북구의 한 초등학교. 오전 6시부터 투표가 시작된 썰렁한 넓은 체육관엔 참관인과 선관위 관계자들 뒤로 온풍기가 단 3대밖에 보이지 않았다. 한 걸음 한 걸음 투표소로 발길을 옮긴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은 기다리는 동안 앉을 자리조차 없었고 투표를 한 뒤에도 어디 잠시 쉴 곳 없이 추위 속으로 발길을 옮겨야 만 했다. 고령층에 대한 배려는 투표소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투표소로 지정된 한 교회엔 교회 자원 봉사자들이 추위에도 투표를 하러 온 시민들을 위해 녹차, 커피 등 따뜻한 차를 준비해 유권자들이 편한 마음으로 투표에 임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투표소와 복도를 사이에 둔 휴게실에는 할머니 몇 분이 찬 기운 서린 몸을 녹이고 있었다.

휴게실에선 ‘아들이 벌써 이만큼 컸냐’는 둥. 한 동네 어른을 만난 듯 ‘혼자 걸어오셨냐’며 ‘조금 쉬었다가 한 차로 같이 갑시다’는 등 듣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리들이 새어나왔다. 어린 자녀와 함께 온 이들을 위해 사탕과 과자도 준비돼 있었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 생각이 났다. 투표율이 낮다 낮다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이런 작은 부분이라도 세심히 챙겨보는 배려가 선관위뿐만 아니라 시민 모두에게 필요하다. 주미영·울산시 남구 무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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