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여성 상당수 출산휴가 2개월내 퇴직”
“직장여성 상당수 출산휴가 2개월내 퇴직”
  • 양희은 기자
  • 승인 2011.02.13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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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맡길 체계적인 보육시설·제도개선 시급
“누나랑 라면 먹을까요?”

“엄마가 조금 늦을 거 같은데 기다리고 있어.”

전화기 너머로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퇴근시간이 훌쩍 넘어서인지 인터뷰 중에도 여러차례 아이들의 전화가 이어졌다.

김선희씨(38)와 김남숙씨(36)는 각각 작은 개인 건설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직원이 몇 명 되지 않는 작은 사무실이라 혼자서 공사관련 모든 행정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자녀들은 모두 초등학생이 됐지만 여전히 엄마손이 필요하다.

김남숙씨는 친정어머니가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어 그나마 마음의 짐을 덜고 일할 수 있었지만, 김선희씨는 보육에 대해 할말이 많다.

“작은 개인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출산휴가를 쓰기도 힘들죠. 2개월의 출산휴가가 주어지지만 대부분은 그 기간 회사를 그만두게 됩니다. 회사에서 2개월을 기다려 주지 않죠.”

김선희씨는 첫째아이를 출산하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1년 정도 집에서 아이를 키우다 새 직장을 얻었고, 둘째아이를 출산하면서도 역시 그랬다.

아이들을 보육시설에 맡기고 출퇴근을 반복하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항상 직장은 집과 가까운 곳을 선택해야 했다.

보육시설을 선택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출퇴근시간에 맞게 운영하는 시설, 영아를 전담으로 맡아주는 시설 등을 찾아 꼼꼼하게 따져야 했다.

일과 가정생활을 함께 하다 보니 힘이 드는 날도 적지 않았다. 그럴때면 아이들과 함께 펑펑울기도 했다.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됐지만 여전히 걱정은 이어졌다. 학교에서 점심급식이 주어지지 않는 날과 방학이면 점심식사를 걱정해야만 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맞벌이 가정의 보육에 모든 예산을 지원해 달라는 말이 아닙니다.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이 필요한거죠.”

김남숙씨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 다니는 여성들 보다 작은 개인회사에 다니는 여성들이 더 많다”며 “그들을 위해서도 다양한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실제로 직장여성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제도는 드물다”고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체계적인 보육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주거지역의 경우에는 일정거리마다 보육시설이 하나씩 마련돼야 해요. 집과 가까운 곳이고 보육시설에 근무하는 선생님도 우리 같은 엄마또래였으면 해요. 그리고 이러한 보육시설이 식당과 연계시스템이 되면 초등 저학년의 점심 문제도 해결될 거라고 생각해요.”

김남숙씨는 이러한 보육시설의 증대 또한 여성의 취업률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한다. / 양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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