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들의 큰 소리에 넘어가지 말자
꾼들의 큰 소리에 넘어가지 말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3.3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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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방가(高聲放歌)는 술에 취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되지도 않은 노래를 불러대는 것을 말한다. 옛날 진서(眞書)도 모르고 가난하기까지 한 백성들이 모처럼 술을 먹고 취하면 평소에 쌓였던 감정, 스트레스를 술의 힘으로 풀었다. 대개는 혀 꼬부라진 소리로 악을 써가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어쩌다 기분이 좋으면 음치에 가까운 노래를 흥얼거렸다. 이것 역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었다.

선거판이 가까워지면서 입후보 한 사람들의 얼굴들이 인쇄된 벽보가 붙기 시작했다. 곧 선거꾼들의 고성방가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옛날과 반대로 살만큼 살고,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이 입후보하여 높은 자리로 가겠다고 합법적인 선거꾼을 동원하여 외쳐댈 것이다. 이때 소리가 크다고 현혹되면 안 된다. 또 자주 듣는다고 그 말을 다 믿어도 안 된다.

길을 지나치면서 그 소리를 들으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선거꾼들이 크게 소리친다고 꼭 들을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점에 조심해야 한다. 물론 선거꾼이야 버릇처럼 알아들을 만한 내용도 아닌데 악을 쓰면 안 된다. 시장판에서 장사꾼의 고성방가는 물건 파는 목적이 있고, 정치판의 정치꾼은 고개를 숙이며 웃음을 보내지만 속으로는 한 표만 얻으면 끝이다. 주주총회의 총회꾼은 시간만 끌면 된다. 노름판의 노름꾼은 자기들끼리도 속이기기만 하면 된다.

부산 가는 길목의 기장에서 멸치를 잡아온 선원들이 그물에 걸려있는 멸치를 털어내며 팔의 통증과 피곤을 씻어 내기 위해 소리를 내는 선원들을 ‘후리치기’라고 한다. 이 사람들을 잘못 불러 멸치털이꾼이라고 하였다가는 큰 일 난다. 털이꾼은 집 털이 하듯이 도둑질 하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즉, 멸치도둑이 된다. 하여간 정치판에는 후리치기도 있고 털이꾼도 있다. 이들에게 유권자들이 속아서는 안 된다.

선거판에 선거몰이꾼이 있다. 꿩 사냥터, 토끼 사냥터, 여우 사냥터에는 몰이꾼들이 양반의 사냥을 위해 짐승들을 한 곳으로 몰아간다. 이와 비슷하게 선거판에는 선거몰이꾼들이 유권자들을 자기들 편으로 큰 소리 치며 몰아간다. 여기에 속아 넘어가면 안 된다.

총선에 입후보한 사람들의 벽보 사진을 보고 관상 보는 기준으로 그들의 능력과 정직성을 가늠해서는 안 된다. 요즈음은 컴퓨터로 인물사진을 관상에 잘 맞게 만들어낼 수 있다. 사진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방송 토론에서 얼마나 논리적으로 정직하게 답변 하는가 살피는 것이 더 중요하다.

‘OO시민 단체가 OO투쟁을 합니다. OOO입후보자께서는 이런 투쟁은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어떠하냐고 질문하였는데, 답변은 질서를 지키는 일은 매우 중요하고, ‘국민 모두가 질서 확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세금 납부에 참여해야 국가가 안정된 직장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로 방향을 혼란시킨다. 유권자는 이런 방향 상실자에게 속아서 관상만으로 투표해서는 안 된다.

이제 우리 국민도 민주주의 투표에 대하여 굉장히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다. 선거꾼들의 잔꾀에 속지 않는다. 총선에 입후보한 사람들이 선거꾼에 의지하기보다는 냉정하게 정치적 소신으로 유권자들을 잡아야 한다. 특히 토론에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다는 핑계보다는 그보다 더 짧은 시간에도 논리적으로 대답할 기본이 되어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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