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 여성인력 울산 머물곳 부족
고학력 여성인력 울산 머물곳 부족
  • 양희은 기자
  • 승인 2011.02.06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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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해도 받아줄곳 별로 없어
연구소·문화산업 풍부한 외지 떠나
고학력 남성도 ‘배필감 부족’ 이직
오는 2013년 졸업할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의 3학년 재학생들 중 30%에 이르는 여학생 상당수가 졸업 후 타지로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에 이들의 전공학문을 살려 활용할 맞춤형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유니스트의 3학년 재학생 500여명 중 여학생은 15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주로 나노생명화학공학부와 테크노경영학부에 집중돼 있다.

유니스트 학생지원팀 전만수 팀장은 “울산의 주력산업인 자동차나 중화학공업인데, 유니스트에는 이 분야와 직접 닿는 학과가 없다”며 “다만 유니스트에서 화학과 에너지 분야를 전공한 졸업자 소수가 울산에 취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 팀장은 “아직 졸업생을 배출하지 않은 만큼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카이스트나 포스텍의 사례에서 보면 졸업생 가운데 30~40%가 취업하고 나머지는 학업을 이어간다”며 “그 예로 비춰볼 때 유니스트도 60여명의 여학생들이 취업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 중 얼마나 울산에서 취업할지 예상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역의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고학력 남성인력도 잠시 울산에 머물다 떠나는 유출현상이 덩달아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이 고향이거나 대학생활을 보낸 이들은 울산의 문화 인프라에 실망하거나 결혼을 앞둔 사교 기회가 적은 것을 아쉬워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역의 한 대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P씨는 “같이 입사한 동기들 중에 일부는 지방에 적응하지 못하고 수도권으로 직장을 옮길 궁리를 한다”며 “문화생활을 누리기 힘든 점 뿐만 아니라 평생 함께 할 배우자를 선택하는 일도 큰 스트레스로 여긴다”고 전했다.

S-OIL의 경우 대졸 신입 남성사원들이 머물게 하기 위해 인근 업체 여직원들과의 미팅을 주선해 연합봉사활동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S-OIL측은 이런 행사를 마련한 결과 건전한 교제로 이어지는 예가 생겨나고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울산발전연구원 인적자원개발지원센터 박경희 전문위원은 “남성위주의 노동시장에서 고학력 여성들이 정착하기란 힘든 문제지만 고급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전문직 일자리 창출과 공공기업에서 육아휴직제 및 탄력근무제 등을 모범적으로 실천한다면 유연성 있는 여성고용시장이 정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양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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