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도전’선물 준 울산에 감사
‘일과 도전’선물 준 울산에 감사
  • 김은영 기자
  • 승인 2011.02.0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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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정밀화학센터 연구원 이준정씨
울산정밀화학센터 사업개발팀 연구원 이준정씨(36)는 울산 소재 화학 관련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지원프로그램 등을 만들어 새로운 사업을 수주하고 계획해 이를 운영, 평가 분석하는 일이다.

대구가 고향인 이준정씨는 섬유공학전공을 살려 대학원 공부를 마치고 2001년부터 4년간 한국염색기술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그리고 염색단지 기업을 지원하며 역량을 쌓아갔다.

“지금은 6년간 울산에서 전공을 살려 일을 하고 있지만, 사실 대학원을 갈 때 고민이 많았어요. 공부에 관심은 있었지만 취업에 대한 부담감을 덜기 위해 다시 공부를 시작한 것도 있었거든요”

이 씨는 1997년 불어닥친 IMF 때문에 취업한파를 직접 피부로 느꼈다고 말했다. “경제침체기였던 당시, 여자라는 조건이 취업시장에서 그리 매력적이지 못했어요. 게다가 공대 특성상 남자들 사이에서 밤샘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서 공부하기도 쉽지 않았죠. 갈수록 목표가 흐릿해지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도 늘어갔어요.”

하지만 그는 결코 ‘여자였기 때문에’ 힘들었던 것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욕심은 많은데 목표의식이 없는 편이었어요. 아마 어렸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아요. 다행이 지도교수님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셔서 용기를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크게 후회하는 법이니, 공부든 일이든 지금 가고 있는 길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죠.”

그는 교수님의 조언을 계기로 일에 대한 욕심과 열정을 키워갔다. “경산에서 섬유, 염색관련 연구원으로 일하다 한 번도 와보지 않았던 울산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울산을 선택한 이유는 그저 ‘우연한 기회였다’라고 밖에 설명이 안 될 것 같습니다. 울산은 제게 새로운 일과 도전을 선물로 줬어요. 그리고 6년 동안 일에 대한 자부심 하나로 열심히 일하고 있고요.”

이준정씨는 2004년 4월 대구에서 동갑내기 남편과 결혼하고 같은 해 10월 울산으로 내려와 새로운 목표를 잡았다. 당시 산업도시 울산에서 더 큰 일을 해보고 싶었다는 이 씨는 2006년 말에 준공된 울산테크노파크에서 여성연구원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대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남편과 비록 주말부부 생활을 해야 하지만 그는 생각보다 외롭지 않다고 했다.

시부모님들이 다섯 살배기 아들 현민이와 함께 울산에 내려와서 살기로 배려해 줬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을 이해해준 남편과 양가 부모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모습을 그려내기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들이 대한민국 워킹맘의 공통 과제인 가정과 일을 병행하는 숙제를 도와줬던 것이다.

이준정씨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정책기획과 녹색경영분야에서 좀 더 전문성을 키워보고 싶기 때문이다.

“10년 가까이 전략기획 일을 하면서 센터가 커가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저 또한 스스로의 한계에서 벗어나 크게 성장하려 노력하고 있죠. 절대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2의 울산테크노파크가 생길 수 있도록 여성파워를 무기로 당당히 도전 하겠습니다.” /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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