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이 아니다
국회의원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이 아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3.26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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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진정으로 우리 보통 사람들을 대신하여 국가 수준에서 국가의 입법을 주된 업무로 하는 세비를 받는 사람들이다.

모두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모여서 무엇을 하겠다고 한참 동안 의논했다. 잘 되지 않아서 누군가 나타나 잘 해결해주기를 기다렸다. 기다리고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팔도 하나, 다리도 하나, 귀도 하나, 눈도 하나인 사람이 나타났다. 모두들 그 사람은 자기들과 너무나 다르니 무슨 초능력이 있겠거니 하여 도와달라고 하였다. 이 사람이 하는 말, ‘나는 이렇게 하나씩 밖에 없는 사람이오. 그러니 여러 분을 위해 하나만 하겠소. 무엇을 해줄까요?’ 모두들 이것도 해주고 저것도 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 하나만 해주겠다고 잘라 말했다. 사람들은 궁리궁리 하여 하나를 정했다. ‘예, 정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 하나를 당신이 정해주십시오. 너무 많아서 정할 수 없어요.’ ‘예, 알겠습니다.’ 그는 아무 것 도하지 않고 사라져갔다. 이 사람은 지도자의 허상이다.

무리를 지어 다니는 고만고만한 참새 떼, 피라미 떼, 아프리카의 여러 짐승들의 떼에는 리더(지도자)가 있다. 정치학을 연구하는 어느 학자가 이런 짐승의 무리 중에서 어떤 것이 어떻게 하여 지도자가 되는지 실험하였다. 연구의 발상은 나치의 히틀러가 어떻게 하여 지도자가 되었는지 분석하다가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특성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당시로서는 특이하게도 히틀러 혼자만 자기 머리의 가르마를 오른쪽에 두고 있었다. 그런 특성을 새의 무리 중, 한 마리에 만들어주면 어떠할까 실험하였다. 새 떼 중에서 무작위로, 아무 조건 없이 한 마리를 골라, 그 새의 머리에 방사선을 쏘여, 즉 새의 뇌가 손상을 입어, 비정상적으로 행동하게 하였다. 이 새는 날아가는 날개 짓의 모습도 이상했고, 방향도 들쑥날쑥 하였다. 이상해진 이 새를 다시 무리 속에 넣었다. 무리 속에서 다른 새들과는 어딘가 다르게 행동하였다. 그러고서 얼마 있다 이 새가 그 무리의 리더가 되었다. 이 새가 이동하는 대로 모두들 따라 이동하였다. 피라미 떼에서도 비슷한 실험결과가 나왔다. 여기서 잠정적 결론은, 리더는 어딘가 다른 사람들과는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보통(평균)들이 그를 따른다는 것이다. 자기들과 비슷하면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약속을 꼭 지킨다든지, 공부는 잘 했어도 돈은 한 푼도 없다든지, 의리가 엄청 강하든지, 하여간 매사에 철저한 점은 모두가 알아준다는 것 등이다.

한 때 우리나라에 ‘나는 보통 사람이다’고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사람이 있었다. 국민들은 그가 정말로 보통 사람이었기에 민주화로 가는 길을 닦을 수 있었다. 또한 그는 보통 사람처럼 불법도 저질렀다. 그러나 그는 보통 사람이었기 때문에 리더가 되지 못했다. 지금 전국적으로, 울산은 울산대로 리더를 찾고 있다고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닭들만 모여 있는데 학 한 마리가 날아들어 리더가 되기를 기다리는 곳도 있고, 닭들 속에서 ‘네가 학이로구나!’ 하는 곳도 있고, 까마귀가 돈을 물고 날아들어 난리가 난 곳도 있다. 아니면 닭들 속에서 하나를 붙잡아 다리를 길게 늘여 학을 만들려고 하는 곳도 있다. 우리처럼 모듬살이, 무리지어 사는 곳에는 리더가 있기 마련이다. 국회의원 뽑기를 리더 만들기로 착각하면 안 된다. 울산에서 뽑는 국회의원은 몸이 한 쪽만 있는, 권력만 좇는 괴상한 리더가 아니다. 그들은 진정으로 우리 보통 사람들을 대신하여 국가 수준에서 국가의 입법을 주된 업무로 하는 세비를 받는 사람들이다. 울산에서 학으로 날아올라갈 사람을 우리는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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