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적으로 대학의 전문적 지식과 기술, 그리고 윤리적 모델을 대학의 여러 부속기관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제공해야 한다. 이것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의를 이끌어갈 때부터 초·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펼쳐졌던 철학이었다. 나는 이것을 울산대학교에서 적극적으로 활성화 시켰다. 울산지역 청소년 상담소를 개설 운영하기 위한 자원 봉사자 교육부터 상담소 운영까지를 대학의 지역사회교육운동의 일환으로 모델을 제공하였다. 아울러 사회교육원, 여성대학의 활성화를 통해 지역사회의 발전과 지역주민의 복지증진을 위해 봉사하며, 지역사회로부터 여러 형태로 재정적, 행정적, 심리적 지원을 획득하도록 총장이 앞장섰다.
산업도시 울산의 특수성을 울산대학교에 반영시키기 위해서 나는 기업체, 여러 고용 기관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도록 하며, 진정한 산학 협동의 사례를 보여주기 위하여 학생취업, 장학금 모금, 연구수탁, 실험기자재의 공동이용, 근로자 재교육, 산업기술 정보의 공유에 보이지 않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들의 외형적 모습은 산학협동 연구소의 설치이거나 과학연구단지(science park)가 대학구내에 설치되는 것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총장이 이런 일을 전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상아탑의 선비 모습보다는 지역의 대중 속에 자리 잡은 대기업의 총수와 같은 지도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어느 대학이고 간에 한 대학을 발전시키기 위한 경영의 바탕에는 총장의 리더십이 중핵으로 작용한다. 한 대학이 발전했는지 못 했는지를 외형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의 여러 대학에서 외형으로 총장의 리더십을 판가름하는 사례들이 관찰된다. 그러나 나는 적어도 이런 변화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나의 재임 기간 동안 울산대학교에 건물이 많이 신축된 것은 교육 받는 학생들을 위한 기초요소이었지 그것이 발전목표는 아니었다. 오히려 먼 훗날 울산대학교 역사를 돌이켜보며, 1)울산대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의 개인적 성취가 얼마나 크게 향상되었는가, 2)울산대학교 교육체제가 국가발전과 학문적 발전에 얼마나 기여했는가 살피기를 요청한다. / 정리=박해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