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국제적 사기(詐欺)는 애국이고…
[돋보기]국제적 사기(詐欺)는 애국이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3.2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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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을 향한 사기에는 분통이 터진다.

국민이 아니고 시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어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민이라고 하면 괜히 ‘애국적’ 의미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시민이라고 하면 ‘세금 내는 보통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여간 국제적 사기에는 우리가 미처 느끼지 못한 세계사적 사건들이 너무나 많다.

대표적인 사기꾼으로 언뜻 지나치기 쉬운 것이 삼국지(三國志)의 제갈공명이다.

말이 전략가, 책사(策士)이지 실제는 사기 치는 것이다. 소설의 적벽대전(赤壁大戰)에서 오(吳)나라가 제갈공명의 사기에 넘어가 촉-오 연합군을 만들게 되는 장면은 실제 세계 2차대전 당시 영국의 처칠이 미국의 국회에 가서 사기를 치고, 이에 넘어가 미국이 유럽의 전쟁에 참전하는 것과 거의 같다. 너무나 큰 사기이어서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도덕 교과서에도 검토해보아야 할 소재로 다루어지지도 않는다.

이것은 이솝우화에 나오는 토끼와 거북이의 경쟁 장면이 지루하리만큼 잔소리로 들렸던 것과 같다. 즉, 거북이처럼 조금씩 부지런해야지 토끼처럼 자만에 빠져 게으르면 안 된다는 잔소리가 하루아침에 거북이의 정정당당하지 못한 행동으로 비판 받는 장면이다. 거북이가 잠들어 있는 토끼 앞을 살금살금, 토끼를 깨우지 않고 지나갔을 것이다. 그러고서 경기에 이겼다. 토끼를 깨우고 깨끗하게 경기하여 깨끗하게 지는 것이 옳다는 가치관의 문제가 전혀 다루어지지 않았다.

사기(詐欺)는 한자풀이로 보면, 한자 詐에 말씀 言이 뜻으로 있듯이, 말로서 상대방을 속이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기가 요즘에 와서는 간판의 문자로, 도로의 경계 표시로 시민들을 속이고 있다. 이것들을 통틀어 ‘사기 친다’고 해둔다.

울산의 병원 간판 중에는 ‘샘터 학문 병원(가칭)’, ‘장안 창문 병원(가칭)’이 있다.

‘학문(學問)’은 소리로 닿소리 이어 바뀜 현상으로 ‘항문(肛門)’으로 발음하게 된다. 치질 수술(항문수술)하려면 샘터로 오라는 길거리 광고이다. 창문은 窓門이 아니고, 아마도 昌門(문(?)을 번창하게 한다)일 텐데 간판의 글자가 ‘항문’의 ‘ㅎ’에서 동그라미 밑 부분을 조금 떼어낸 것처럼 쓰여 있어서 언뜻 보면 ‘항문’병원으로 지각하게 된다.

그러니까 장안의 항문 병원이 여기에 있다는 광고가 된다. 한 마디로 유치한 사기이다. 의료법에 병원은 광고하지 못 하게 되어 있어서 교묘하게 편법을 쓰는 것이다. 최근에는 의료광고가 많이 완화되었다.

지금은 상당히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시민들에게 국가가 사기 치는 것에는 지방도로에 그려져 있는 과속방지턱이다. 실제 덜커덕할 턱은 만들지 않고 색깔만 노란색, 흰색, 검정으로 사선을 만들어 놓고 속도를 줄여서 건너가는 시민 운전자들에게 ‘요거 몰랐지!’의 불쾌한 장난성 사기를 치는 것이다. 운전자가 주행 중에 이런 일을 당하면, 입에서 욕지거리가 나오고 국가를 사기꾼으로 몰아버리는 ‘불신시대(不信時代)’가 잉태된다.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정부의 외침도 사기 치는 소리로 들리는 것이다.

울산에는 이런 도로가 한 곳도 없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울산시가 무엇을 한다 하면 하는 것으로 시민들이 믿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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