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 효과’ 키높이 벽 뚫었다
‘하승진 효과’ 키높이 벽 뚫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7.12.18 20: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21cm 국내 최장신 등장 각 구단 견제 작용
■KBL 외국인 용병 신장제한 폐지 배경

한국프로농구가 1997년 닻을 올린 이후 줄곧 유지돼 왔던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이 2008-2009 시즌부터 폐지된다.

신장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스포츠인 농구에서 17일 한국농구연맹(KBL) 이사회가 신장 제한 폐지를 결정한 것은 10년이 넘은 한국프로농구사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농구계는 `외국 장신 선수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신장 제한을 둬야 한다’는 쪽과 `신장을 제한하는 리그는 한국 밖에 없다.너무 지나친 규제다’라는 쪽으로 나누어져 논쟁을 벌여 왔다.

이 같은 논쟁 속에서도 KBL 이사회가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 철폐를 결정하게 된 것은 하승진이라는 장신 선수의 등장과 무관하지 않다.

일부 구단들은 ‘하승진 효과’에 원칙이 흔들렸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를 경험한 221㎝의 국내 최장신 하승진(22)이 2008-2009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 나오게 되면서 이를 견제하기 위해 신장 제한을 풀게 됐다는 것.

또한 `최대 208㎝’라는 제한은 없애더라도 `2명 합계 400㎝’라는 규정은 그대로 유지시켜야 한다는 절충안도 있었다.

하지만 프로스포츠는 각 구단들이 좋은 선수들을 뽑는데 투자를 해야 하고 수준 높은 경기를 팬들에게 보여줘야 하는데 기존 규정으로는 이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최고의 리그로 평가받는 NBA 경기가 스포츠전문 채널을 통해 가정에 방송되는 상황에서 규제만 해서는 농구팬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외국인 선수 선발제도에 대한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KBL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KBL은 출범 때부터 외국인 선수를 드래프트로 뽑아 오다 2004-2005시즌부터 자유 선발 제도로 변경했지만 뒷돈 거래로 높은 연봉을 받고 들어온 외국인 선수에 의해 승패가 심하게 좌우된다는 여론이 일었다.

2007-2008 시즌 다시 드래프트제로 복귀했지만 이번에는 기량 미달로 팀에서 퇴출당하는 외국인 선수들이 속출했다.

KBL은 신장 제한은 풀되 2009-2010 시즌부터는 `외국인 선수 2명 보유에 1명 출전’으로 다시 변경키로 하면서 외국인 선수의 비중을 점차 줄여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외국인 선수를 기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와 맞설 국내 선수들의 기량을 키워야 한다’는 너무도 명확하지만 해결하기 힘든 숙제는 여전히 한국프로농구의 몫으로 남아 있다. /연합뉴스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