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한 거북의 종족번식
비정한 거북의 종족번식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0.10.24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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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거북이는 도마뱀이나 뱀과 같이 파충류에 속하는데 원래는 육상 동물이다.

이것이 2차적으로 육상에서 해양으로 생활 장소를 변경했기 때문에 산란할 때는 육상으로 올라온다.

그리고 산란 후는 그 생애의 대부분을 바다에서 보낸다.

수컷은 육상에는 전혀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구애와 교미는 바다에서 행한다.

10월 중순이면 바다거북이는 코스타리카의 오스티오날(Ostional)이라는 야생보호구역으로 상륙해 들어온다.

거북이 수가 약 100만 마리로 알려져 있으며 모래사장 일대가 산란하는 암컷 바다거북이로 온통 북새통을 이룬다.

코끝에 모래를 붙여보고는 산란할 장소를 결정한다. 모래알은 너무 굵어도 너무 부드러워도 안 된다.

왜냐하면 모래가 너무 굵으면 구덩이를 파기가 어렵고, 너무 부드러우면 판 굴이 무너지기 쉽다.

이 호(好)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곳이 이 보호구역인 것이다.

산란장소가 결정되면 뒷다리를 사용하여 깊이 50cm정도의 구덩이를 판다. 시간은 5분 정도 비교적 짧다.

상륙하는 것은 암컷만이고, 수컷은 바다에 모여 암컷이 돌아올 동안 기다리고 있다.

구덩이를 파면 거기에 산란을 한다. 눈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탁구공만한 백색의 알을 1회에 약 100개 정도를 낳는다.

산란이 끝나면 뒷발로 알을 파묻고, 앞 지느러미를 사용하여 모래를 툭툭 고른다.

산란장소를 천적(天敵) 등에 알려지지 않도록 숨기는 것이다.

산란이 끝난 암컷 거북이가 돌아오기 시작하면 수컷은 흥분해 맞이한다. 산란이라는 대업을 마치고 홀가분하게 휴식을 취해야하지만, 수컷이 와서 곧바로 교미를 하려든다.

그러면 암컷은 죽기 살기로 도망간다. 그러나 수컷에게는 좀처럼 없는 교미의 기회다. 지금이 다시없는 찬스다.

그래서 암컷을 만나면 절대 놓치지 않는다.

달아나는 암컷, 쫓아가는 수컷,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이 펼쳐진다. 그러나 결국 수컷의 행동은 암컷보다 빨라 결국 붙잡히고 만다.

체력이 모두 소모된 암컷과 정력이 넘치는 수컷의 교미는 한마디로 말하면 강간이다. 이러한 장면을 본 연구자는 “암컷은 차마보기 힘들 정도로 불쌍하다”고 기록한 보고서도 있다.

수컷에 붙잡혀 강간당한 후 1개월 정도가 지나면 이 암컷들은 다시 산란을 위해 모래사장으로 상륙한다. 그것도 밤에. 두 번째의 “아리바다”가 펼쳐진다.

그리고 두 번째 산란을 하고나면, 다른 수컷이 또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 산란과 교미의 반복이 많을 때는 여섯 번이나 되는 것도 있다고 한다.

바다거북이의 자손을 남기기 위한 끝없는 이 전략은 몇 억년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보통 산란된 알은 40일 전후로 부화한다. 구덩이에서 새끼 거북이는 100% 부화하여 나온다.

각자가 걸어서 나오는 새끼는 갈매기의 먹이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40m나 되는 바다까지 가는 것은 1%도 안 된다.

또 바다에 도착한 새끼거북이가 이 모래사장에 다시 돌아오는 것은 십 수 년 후다.

/ 임자 건강과학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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