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잘려도 살다간 닭
머리가 잘려도 살다간 닭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0.10.0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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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9월 10일 미국 콜로라도주의 어느 한 농가. 이날 저녁 클라라는 저녁식사에 통닭구이를 준비하고 남편 로이드는 프라이팬을 사러 쇼핑센터에 갔다. 평소의 광경이다.

그리고 로이드는 쇼핑에서 돌아와 그날 저녁의 통닭구이를 위한 적당한 닭을 잡았다. 그 닭은 생후 5개월 반 정도 기른 장닭이었다.

로이드는 날뛰는 닭을 꼭 누르고 목에 도끼의 위치를 정확하게 정했다. 맛있는 닭요리를 만들려면 우선 목을 자르는 위치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심해서 로이드는 도끼를 단번에 내리쳤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목이 잘린 닭은 비틀거리면서 그대로 닭장에 들어가 버렸다.

로이드가 닭장을 들여다보니 놀랍게도 목이 없는 그대로 다른 닭과 같이 먹이를 쫓는 흉내를 내고 날개 짓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 다음날 아침 로이드는 닭장 안에서 머리가 없는 체로 잠을 자고 있는 닭의 모습을 보았다. 이윽고 그는 이 닭을 살리기로 결심했다.

“OK. 그렇지, 목이 없더라도 먹이와 물을 넣어보자.”

로이드는 마이크(닭의 이름)에게 액체를 주입시키는 기구인 스포이드로 곡류와 물을 잘린 식도에 넣어주기 시작했다.

그 다음주에 로이드는 집에서 250마일이나 떨어진 솔트레이크 시티의 유타 대학에 닭(마이크)을 데리고 가서 과학자들에게 보였다.

머리도 없이 보통과 같이 걸어가는 닭의 모습을 보고 과학자들은 매우 놀라워했다.

목이 없는 닭이 어떻게 살 수 있는지 토론한 결과 아마 로이드가 내려친 도끼가 닭의 경정맥(頸靜脈)을 피했기 때문에, 굳어진 핏덩어리가 <마이크>의 출혈을 멈추었던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반사작용의 상당한 부분을 맡은 뇌의 중추부가 여전히 닭의 체내에 남아 있었기 때문에 닭은 극히 온전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머리를 잘라진 후 마이크는 18개월이나 살았다. ‘경이의 목 없는 닭’으로서 그 기적적인 생애를 마친 것이다

잘린 닭의 몸무게는 2파운드(900g)정도 이었지만 그 후 8파운드(3.6kg)가 될 때까지 성장했다. 마이크는 머리가 없는 것을 제외하면 정상적인 닭이었다.

그 후 마이크는 로이드와 함께 전국 흥행을 위한 여행을 떠났다.

뉴욕, 애틀랜타, 로스안젤리스, 산디에고 등, 미국 각지를 순회공연했다. 사람들은 25센트를 내고 머리 잘린 마이크를 보기 위해서 장사진을 이루었다.

이 소문을 우연히 들은 라이프잡지, 타임매거진 등의 지면(紙面)에까지 등장하게 된다. 또 마이크의 삶이 기네스북에 실린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그런 그들의 행복의 날들도 결코 길게 계속 되지 않았다. 전국 흥행을 계속하던 어느 날 밤, 장소는 애리조나의 어느 모텔에서 일어났다. 한밤중에 마이크는 돌연 식도가 막혀 질식하기 시작했다.

로이드는 당황해서 닭의 식도를 틔우려고 스포이드를 찾았지만, 그날 저녁은 어째서인지 발견되지 않았다.

이렇게 하여 머리 없는 닭으로서 살아간 마이크는 생애를 끝냈다.

지금도 콜로라도주 후르이타 마을에서는 매년 5월의 제3주말을 ‘머리 없는 닭의 날로서 마이크의 영혼을 축복하는 기념일로 보내고 있다.

/ 임자 건강과학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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