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의 긴 교미
바퀴벌레의 긴 교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0.09.1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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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가 파블로프 박사의 곤충기에 나오는 걸 보면 꾀 유명한 곤충임이 분명하다.

어두운 곳에서도 수컷이 암컷의 냄새에 이끌려 모인다고 파블로프 박사는 관찰했다.

여과지(濾過紙)에 스며들게 한 처녀 바퀴벌레의 분비물에도 수컷이 모여들어 교미자세를 취한다.

이 페로몬에는 집합페로몬, 경보페로몬, 공격페로몬, 길안내페로몬, 성페로몬 등이 알려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성페로몬이 가장 흥미를 돋운다. 이 성페로몬을 어디서 감지하는 것일까?

사람들이 잠자리에 들어 조용해지면 바퀴벌레들은 음식물을 찾으러 거실과 부엌으로 들어간다.

게르마니카(Germanica)라는 바퀴벌레는 암컷과 수컷이 만나면 일단 긴 촉각을 서로에 문질러서 스킨십을 시작한다.

그 중 상대가 암컷이라고 판단되면 수컷은 갑자기 한번 빙 둘러보고 뒤쪽으로가 날개를 위로 펴면서 프러포즈 자세를 취한다.

그리고는 암컷에게 자기 꽁무니를 보인다. 암컷이 아니면 주저하지 않고 가버린다.

수컷과 암컷의 식별은 무엇에 의하고 있는 것일까? 일본 경도대학의 생물학과 이시이(石井象二郞)박사는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①암컷의 촉각을 잘라 유리봉으로 풀을 붙여 그 촉각을 수컷에게 주어 보았다. 그렇게 하니 수컷은 먼저와 똑 같이 주위를 빙 둘러보고 뒤로 가서 사랑의 프러포즈를 취하는 것이다.

수컷은 암컷의 촉각만으로 성적으로 흥분한다. 암컷의 촉각에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 것이 확실하다.

②암컷의 촉각에 어떤 특별한 물질이 묻어 있는 것일까 확인하기 위해 이번에는 암컷의 촉각을 씻고 그것을 유리봉에 발라서 수컷에게 주었다.

그 결과 수컷은 전혀 구애행동을 하지 않았다. 암컷의 촉각에 무엇인가 묻어있다는 것은 틀림이 없다.

성페로몬은 보통 암컷의 생식기에서 발산되고 있는데, 바퀴벌레는 이것만 보아도 생식기는 아닌 것이다.

③또 실험을 계속 했다. 촉각만이 아니라 날개와 다리 등에도 똑 같이 시험해 보았다. 역시 수컷은 흥분했다.

결론은 바퀴벌레의 성페로몬은 신체의 곳곳에 묻어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래서 이 매혹적인 바퀴벌레의 성페로몬의 화학구조를 밝히기로 했다. 그러나 작은 바퀴벌레라 100마리 200마리 잡는데도 시간이 걸렸다.

2년이나 걸려 4만마리의 암컷에서 겨우 0.04g를 모아 신중히 분석한 결과 화학구조가 밝혀졌다.

탄소 10개로 된 화학물질 페리플라논(Periplanone)이었다.

바퀴벌레의 수컷은 먼저 촉각을 펜싱(Fencing)을 하는 것 같이 상대방의 촉각을 치면서 다 큰 암컷인지 아닌지 확인한다.

그것이 암컷으로 확인되면 수컷은 흥분하여 날개를 직각으로 세우고, 180도 회전하여 뒤로 가서 암컷에게 자기 꽁무니를 맞춘다.

그렇게 하면 암컷도 성욕이 일어나 수컷에게 올라타고, 수컷의 몸을 구석구석 핥기 시작한다.

수컷의 꽁무니의 끝에는 성적인 분비샘이 있어서 이 분비물을 암컷에게 핥게 하는데 암컷도 기분 좋아 핥는다.

그러나 경험 없는 처녀 바퀴 벌레에게 핥게하면 무서워한다고 한다.

한편 수컷의 흥분은 이 행위에 의해 최고조에 달하며 이윽고 뒤로 물러나면서 교미태세에 들어간다.

미국 칼리파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수컷은 교미 때 갈고리 모양의 성기를 내밀어 암컷의 성기 내부에 갈고리로 걸어 버린다는 것이다. 빠지지 않기 위해서다.

이와 같이 하여 암수 바퀴벌레 한 쌍은 교접(交接)상태로 몇 시간이고 도취된 채 꿈을 꾼다.

/ 임자 건강과학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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