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의 ‘홀로서기’
정몽준의 ‘홀로서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3.17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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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의원이 출마할 서울 동작을은 한나라당이 16,17대 총선에서 연이어 패배한 곳이다.

16대 때는 민주당 유용태 의원이 2위 보다 16%정도 표차로 당선됐고 17대에서는 열린 우리당 이계안 의원이 13% 더 얻어 한나라당 후보에게 승리한 지역 이다.

이 지역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요인은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하나는 주민의 상당수가 호남출신으로 반 한나라 정서가 강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총선 당시의 집권층이 호남권을 정치기반으로 삼았던 정당이었다는 점이다.

정 최고위원의 경우 그 간의 지역구는 울산이었지만 출생하고 성장한 곳이 서울이기 때문에 지역 색깔론에서 통합민주당 후보 보다 불리한 조건은 없을 것 같다.

정동영 후보가 전북 전주 출신으로 ‘호남인’이란 점이 지역 유권자들에게 보다 친밀감을 느끼게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난번 정권교체의 핵심쟁점이 영, 호남 편 가르기보다 민생문제로 전환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노무현 정권 동안 다수 서민들이 자각한 것은 지역색, 이념보다 경제문제 해결이 우선순위란 점이었다.

따라서 정몽준 의원이 동작을에 출마했을 때 4.9총선에서 정당문제로 인해 고전 할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우려스런 것은 정 최고의원이 소유하고 있는 부가 지역구민에게 거부감을 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서울 동작을 지역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계층과 반 부유층 정서가 강한 주민들이 밀집해 사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 곳에 몇 천억의 재산을 가진 후보가 나타났을 대 거부반응이 올 것은 자명하다. 일단 배척하고 멀리서 상대를 관망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서민들만큼 정에 약하고 작은 것 하나에도 감동하기 쉬운 사람들도 없다.

기회주의적인 지식인층 보다 다가가기 쉽고 설득하기도 좋은 장점이 있는 사람들이다. 해결의 열쇠는 정 의원이 쥐고 있는 끝이다. 자신과 같은 평범함과 소박함이 기대하지 않았던 상대에게서 나올 때, 대중이 느끼는 동질성은 배가 되기 마련이다.

대선 승리후 지금 지금까지 보여준 한나라당의 행태도 이번 총선 과정에서 정 의원에게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대선 전리품을 챙기듯 친이, 친박으로 나눠져 공천갈등을 빚어온 한나라당의 모습은 지역민들에게 견제세력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어쩌면 그 느낌은 지금쯤 의식으로 굳어져 행동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정 의원은 공천갈등을 둘러싼 내홍에서 한 걸음 비켜서 있었던 셈이다.

당내 지지기반이 없다는 약점이 오히려 이런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지 않게 한 이점으로 남을 수 있는 부분이다.

친이, 친박 어느 쪽으로도 지나치게 기울어짐이 없었다는 것 자체가 지역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을 가지는 조건이다.

서울 동작을의 이번 총선은 지역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차기 대권 후보 예비심사 성격을 띠고 있다.

지역 유권자가 흥미로워 하는 것은 ‘정, 정 전 대선후보들’의 차기 대권 장악 가능성이다.

정몽준 의원의 경우 지난 2002년 ‘국민통합21’ 대통령 후보 시절,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 마지막과정에서 보여준 우유부단함은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 대권 전초전에서 보여줄 정 최고위원의 첫 번째 요건은 단호한 결단력 이다. 게다가 자신의 우위성을 타당하게 주장할 논리마저 개발하면 금상첨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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