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만에 피는 대나무꽃
67년만에 피는 대나무꽃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0.08.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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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종(孟宗)은 중국 삼국시대 오나라 사람으로 자는 공무(恭武)이다. 효자로서 이름이 높아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에 회자(膾炙)되는 인물이다.

그는 눈이 내린 추운겨울에 그의 어머니가 죽순이 먹고 싶다하므로 눈 덮인 대나무 밭을 파 해쳤더니 하늘이 감동했는지 맹공 앞에 죽순이 나타났다. 이 이야기서 연유한 것이 맹종죽(竹)이다.

그런데 맹종 대나무에 불가사의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맹종 대나무가 60년 만이니 120년 만에 꽃을 피운다고 말해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 발행된 ‘식물입문’에 맹종이란 대나무가 67만에 꽃을 피웠다는 사례를 올려 놓았기에 필자가 읽고는 여기에 옮겨 놓는다.

하나의 사례는 1997년 일본 사이타마 현의 한 대나무밭에서 맹종 대나무가 일제히 꽃을 피웠다.

이들 맹종 대나무는 1930년에 요코하마에서 꽃을 피웠을 때 만들어진 씨앗이 발아하여, 포기를 나누어 이식(移植)하여 자란 것이다.

어찌되었든 전회(前回)의 개화(開花)에서 67년 만에 다시 꽃이 핀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맹종 대나무가 67년 만에 꽃이 핀다고 단정하기는 곤란하다. 우연히 67년 만에 피웠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다른 사례는 1979년 요코하마, 교토 등에서도 일제히 맹종 대나무가 꽃을 피웠다. 이들은 1912년에 요코하마에서 개화했을 때 만들어진 씨앗이 발아하여 포기를 나누어서 이식하여 자란 것이다.

앞서 말한 사이타마와는 전혀 관계가 없이 맹종 대나무가 67년 만에 꽃을 피운 것이 분명하다.

이 사례에서 맹종이란 대나무는 씨앗에서 발아하여 어디 있든지 간에 67년 만에 다시 꽃을 피운다는 것을 알 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아주 불가사의 하게도 이 햇수는 꽃을 피운 대나무 자신의 나이가 아니다.

맹종 대나무의 수명은 20년이기 때문에 67년 만에 꽃을 피우는 대나무의 나이는 67년이 아니라 20년도 안 되는 젊은 대나무인 것이다.

앞서 소개한 사이타마에서 핀 대나무도 요코하마에서 핀 대나무도 포기를 나누어서 이식하여 자란 것이다.

그러면 포기를 나눈 지하줄기가 67세가 아닐까 의문이 생기지만, 그러나 그것도 아니다.

대나무는 새로운 지하줄기가 성장하여, 거기서 죽순이 생기며, 이 죽순이 대나무로 자라면서 또 지하줄기를 성장시킨다. 이런 시스템으로 대나무 밭이 넓어지는 것이다.

포기로 나누어진 지하줄기는 최초로 생긴 지하줄기가 아니고, 거기서 성장한 젊은 지하줄기이다.

따라서 분리된 장소에서 동시에 대나무가 꽃이 피는 것은, 지하 줄기가 67세이기 때문이 아니다.

67년 전에 씨앗이 발아하여 최초로 포기를 나눈 지하줄기에 다시 67년 만에 꽃을 피우라는 유전정보가 전해지는 것이 아닐까?

그렇지만 그것이 어떤 정보이든 아직까지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20세 이하의 젊은 대나무가 어떻게 하여 67년이라는 년 수를 알고, 꽃을 피우는 것일까? 참으로 불가사의한 것이다.

2년전 울산 태화강 태화들에 심어진 맹종 대나무의 고사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고 들었다.

이식(移植) 두 달이 지나면서 전체 50여 그루 중 절반가량의 대나무가 고사한 것과 같이 누렇게 변하자 일부 시민이 “제대로 관리 하지 않아 대나무가 죽고 말았다”고 비판했다는 통신기사였다.

반면 조경업자 등은 “이식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시적인 단순 ‘몸살’ 상태일 뿐 고사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맹종죽의 한계생명을 염두에 두고 깊이 연구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 임자 건강과학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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