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학은 인생설계의 기본
영양학은 인생설계의 기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0.08.08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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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1990년 이후 국민의 암 이환율, 암 사망률이 함께 감소하고 있다.(모리야마-아키츠쿠. 미국은 왜 암이 감소했는가. 현대서림,2003)

필자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세계에서 암의 일등 국가는 미국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접하니 필자도 정신이 번쩍했다. 미국에 암 환자가 줄고, 암 사망자가 줄고 있다니 무슨 말인가?

지금부터 35년 전 1975년, 미국 제38대 포드 대통령은 “미국은 의학수준이 높은 나라다. 이 정도로 의학발전에 돈을 붓고 있으면, 환자가 감소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반대로 환자는 계속 증가하고 의료비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무슨 이유인가?”

포드 대통령은 이 의문을 풀기위해 상원의회에 대통령 직할의 자문기관으로서 ‘영양문제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그리고 관계있는 모든 분야의 유능한 전문가를 집결시켜 거국적인 대규모 조사를 진행시켰다.

그리고 그 위원장에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조지 맥거번 상원의원을 임명했다. 맥거번은 1961년부터 케네디대통령 정권하에서 ‘평화를 위한 식사계획’의 책임자로 일했었다.

맥거번은 즉시 19세기 이후의 미국 국민의 질병 변화와 이에 대응하는 식생활의 변화를 역사적으로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150년 전에는 장티푸스와 결핵 등 세균에 의한 전염병으로 죽은 사람이 많았지만, 암 심장병 뇌졸중 등으로 죽은 사람은 전혀 없었다.

더욱이 유럽 등 선진국도 조사했지만 150년 전에는 심장병이나 암 등은 없었다. 조사지역을 넓혀, 아프리카와 아시아 중근동 등 소위 저개발국에서는 과거는 물론 현재까지도 그런 병은 거의 없었다.

구미의 150년 전과 현재와의 차이, 현재의 구미와 저개발국과의 차이, 여기에 공통점은 ‘식생활의 차이’였던 것이다. 영양특별위원회는 국가별, 지역별 인종별 종교별 등으로 나누어 사람들의 식생활과 질병과 건강상태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증인환문에 응하여 자료리포트를 제출한 각국의 의사 생물학자 영양학자 등 전문가만도 실로 3천명이 넘었다.

이렇게 단 2년 만인 1977년에 완성한 것이 소위 ‘맥거번 리포트’다. 정식명칭은 ‘미합중국 상원영양문제 특별위원회보고서’다. 약 5천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보고서다.

‘미국은 왜 암이 감소했는가’라는 책을 필자가 수년전에 읽었지만, 맥거번 리포트가 발표된 이후 33년째인 오늘날 필자에게 시사(示唆)하는 바가 크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지금도 식생활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되겠는가? 미국의 전철을 밟을 것이 분명하다. 현재 우리들의 식생활은 아주 부자연스럽다. 건강을 생각하기보다는 맛을 찾는다. 아침을 거르는 사람이 많아지고, 맛을 찾아 폭식(暴食)을 예사로 한다.

주로 육식을 하려하며, 거기다 알코올을 겹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는 암 심장병 당뇨병 등으로 이어지는 순서가 아닌가!

그래서 필자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전 학년에 걸쳐 건강학을 교과과정에 도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울공대를 나온 사촌 아우가 있었다. 그 아우가 얼마 전에 죽었다.

죽은 이유가 의외였다. 아우는 술 때문에 간이 나빠졌던 모양이다. 그런데 어떤 채식주의자의 말에 야채만 몇 년간 먹었다. 갑자기 건강이 나빠져 종합병원에서 진찰을 받았다. 병명이 ‘혈소판감소증’이라 했다.

필자와 만났을 때는 혈소판이 6천이라 했다. 15만이 정상수치다. 필자는 시체가 걸어 다닌다고 핀잔했다. 그 후 아우는 병원에서 일주일 정도 만에 타계했다. 명문대학에서 고등교육을 받았지만 영양학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가장 기초적이고 상식적인 건강학은 ‘균형 있는 식생활’이다. 운동도 보약도 식생활 다음이다. 많은 사람들은 약(藥)에 기울어져 있다. 예부터 의식동원이라 했던가, 그럼에도 식생활을 경시한다. 식생활의 주된 분야가 영양학이다.

영양학을 무시한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지금부터라도 영양상식을 공부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 임자 건강과학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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