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들의 숙명
벌들의 숙명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0.08.0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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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은 여왕벌, 일벌(암벌), 수벌들이 함께 모여 살아가는 사회성 곤충이다.

일벌은 꿀을 모으는 일을 담당하고, 여왕벌은 알만 낳으며, 수벌은 여왕벌과 짝짓기만 한다.

일벌은 모두가 암컷으로 꿀을 모으는 일 외에도 애벌레를 기르거나 청소를 하는 등 대부분의 일을 도맡아서 하는 일꾼이다.

그런데 일벌들은 모두 암컷임에도, 운명적으로 일생 단 한 번의 교미도 못해보고 일만하다가 죽는다.

그러나 수벌은 일생동안 운 좋으면 여왕벌과 딱 한 번의 교미를 마친 후 죽는다.

여왕벌에 먹이를 갖다 준다거나 알이나 유충을 돌보거나 날아가 화밀(花蜜)을 따오거나, 둥지에서 청소를 하거나 하는 것은 암벌인 일벌들이다,

일벌(암벌)은 알을 낳을 수 있는 산란관이 있었지만, 독침(毒針)으로 변해버려, 교미(交尾)를 하거나 알을 낳을 수가 없다.

수벌들의 역할은, 새로운 여왕벌과 단 한번 교미를 하는 것뿐이다. 그렇지만 모든 수벌이 여왕벌과 교미를 하는 것은 아니다.

봄, 새롭게 태어난 여왕벌이 날개가 생기면 곧바로 교미를 하기위해 둥지를 떠나 하늘을 날아오른다. 결혼비행이라 한다.

똑 같이 수벌들도 오후가 되면 둥지를 나와, 어떤 한 장소에 다 모인다. 거기에는 다른 둥지의 수컷도 찾아온다.

수컷들은 떼를 지어 날면서 교미상대인 여왕벌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거기로 여왕벌이 나타나면 수벌들은 일제히 따라 붙는다.

둥지 내에서는 여왕벌과 함께 있더라도 수벌은 어떤 성적(性的)인 행동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공중에서 만나면 사정이 달라진다.

그것은 그 때 여왕벌이 수벌을 흥분시키는 물질 즉 성페로몬을 발산시키면서 날기 때문인 것이다.

여왕벌을 가장 먼저 쫓아간 건강한 수벌이 여왕벌과 교미를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왕벌에 올라타 정자(精子)를 사정하면, 수벌은 그 자리서 쇼크-사(死)하여, 시체는 지상으로 떨어진다.

여왕벌은 한 번의 결혼비행으로 몇 번이고 수벌과 교미를 하는데 그때마다 수벌들은 목숨을 잃고 낙하한다.

여왕벌은 길면 6~7년 사는데, 여왕벌이 교미를 하는 것은 이때 딱 한번 뿐이다.

이때 몇 마리의 수벌과의 교미에 의하여 정자(精子)를 저장했다가 산란(産卵)할 때마다 조금씩 사용한다.

결혼 비행이 끝난 새로운 여왕벌이 둥지로 돌아오면, 이미 늙은 여왕벌은 절반 정도의 일벌들과 함께 낡은 둥지를 떠나 다른 곳에서 생활을 하기 시작한다.

한편 교미를 하지 못한 수벌들은 죽지 않고, 둥지로 다시 돌아온다. 그러나 둥지에 돌아와서도 그들은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다.

따라서 여왕벌의 교미가 끝나면 수벌은 아무 쓸모가 없어진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가을쯤이면 일벌한테 쫓겨난다.

스스로는 먹이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수벌들과 여왕벌은, 둥지에서 일벌들에 의해 쫓겨나, 살아갈 재주가 없어 굶어 죽고 마는 것이다.

/ 임자 건강과학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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