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는 동서고금의 명약
버드나무는 동서고금의 명약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0.07.04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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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을 막론하고 이쑤시개는 버드나무로 만들었다.

옛날부터 버드나무를 사용하여 이쑤시개로 사용하면 치통(齒痛)이 누그러진다고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쑤시개를 처음으로 사용한 조상은 네안데르탈인으로, 대략 10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치아의 화석에 세로로 긁힌 자국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딱딱한 이쑤시개로 치아를 수신 흔적이라는 주장이다.

중생을 구하러온 석가(기원전 500년)는 치통을 앓았는지 버드나무 가지를 항상 입에 물고 다녔다. 뿐만 아니라 석가는 제자들에게 버드나무 가지로 치아를 닦는 법을 가르쳤다고 도 한다. 이것이 이쑤시개와 칫솔의 원조라고 주장하는 사람(일본)도 있다.

불교에서는 승려가 항상 몸에 익혀 두어야 할 제1 덕목에 이쑤시개가 나온다. 심신을 맑게 하는 것은 우선 치아로부터라는 슬로건인가 보다.

기원전 1500년 경 이집트에서는 이미 버드나무를 이용하여 통증과 열을 치료했다는 기록이 파피루스에 나오니 참으로 놀랍다.

또 2천년 전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는 버드나무에 진통(鎭痛)효과가 있음을 알고, 분만(分娩)시 진통해소에 이용했으니 버드나무는 이미 약(藥)이었다.

19세기에 들어와서 이태리의 화학자 라파엘로 피리아가 버드나무에서 해열성분을 추출, 버드나무의 학명 살릭스(Salix)에 인연지어 그 성분을 살리실산(Salcylic-acid)으로 명명했다.

그 후 오래 동안 살리실산은 식품의 보존료나 방부제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강한 약해(藥害)가 있어 일본에서는 식품에 방부제로서 살리실산의 사용을 금지시켰다.

진통해열제로서 살리실산을 복용하면 강한 부작용이 생기는데, 지금부터 113년 전인 1897년, 독일의 제약회사 바이엘사에 근무 중이던 29세의 펠릭스 호프만이 부작용을 억제하는 아스피린(아세틸살리실산)을 만들어 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유머치스 관절염으로 살리실산을 그대로 복용함에 따라 그 부작용으로 위장장해를 겪고 있음을 보고, 그 고통을 완화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 인공합성 의약품의 효시인 아스피린이다.

이 아스피린은 오늘날에 혈소판의 응집을 억제하여 혈전의 형성을 방지하기 때문에, 뇌경색이나 허혈성 심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항-혈소판제로써 매일 소량의 아스피린을 처방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해열제, 진통제, 항(抗)류머티스제로서, 감기, 두통, 방열, 오한, 신경통, 관절통, 요통, 류머티스 등에도 쓰이고 있다.

미국에만 연간 1만6천톤 무려 200억 알이 팔리며, 전 세계에서 하루에도 1억 알이 팔린다니 그 위력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 지구상 60억 인구 가운데 아스피린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성 싶다.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달나라에 갔을 때, 구급약으로서 바이엘사의 이 아스피린을 지니고 가기도 했다.

영국의 약리학자 존 R 베인은 아스피린 성분의 메커니즘을 밝혀 1982년도에 노벨 의학상을 수상했다.

버드나무로 이쑤시개를 만들고, 버드나무의 추출물로 아스피린을 합성한다.

이처럼 버드나무 하나에도 경이로운 자연과학의 세계가 내재하고 있는 것이다.

/ 임자 건강과학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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